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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전력 소비, 아이슬란드 넘어서...대만, 해상풍력 투자 극대화

AI 반도체 수요로 2028년 전력 8배 증가 예상...중국 케이블 절단 위협도 급증
대만이 고질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해상풍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이 고질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해상풍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전력 소비가 폭증하는 가운데 대만이 반도체 공장에 안정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해상풍력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만은 해상풍력과 해저케이블 산업을 통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만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2024년 한 해 동안 아이슬란드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량보다 많은 에너지를 썼다. 대만 정부 전망에 따르면 AI 수요 증가로 반도체 분야 에너지 수요는 2028년까지 현재보다 8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만의 에너지 자급률은 3%에 그쳐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상풍력으로 에너지 안보 확보 나서


대만 정부는 이 같은 에너지 안보 위기에 맞서기 위해 해상풍력 발전을 힘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차이잉원 전 총통은 2019년 풍력발전 부품 공장 개소식에서 "대만은 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이 모두 중시하는 친환경 전력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2025년까지 2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상풍력 발전은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해상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상으로 보내는 해저케이블이 중국의 위협에 지속해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만해협은 중국이 대만 영유권을 주장하는 핵심 지역으로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바다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중국 선박이 고의로 마쭈섬 인터넷 케이블을 손상시켜 섬 전체가 인터넷 접속이 끊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만 법원은 이달 해당 중국 선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해저케이블 절단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만 정부는 해저케이블을 만들고 설치하며 유지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동팡오프쇼어의 폴린 천 최고경영자(CEO)"2020년 무렵 초기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될 때 외국 기업들이 건설하고 떠나면서 핵심 기술력이 남지 않는 문제를 봤다"고 레스트 오브 월드에 말했다.

◇ 케이블 산업 급성장과 전문인력 양성


대만의 해저케이블 산업은 빠르게 자라고 있다. 2024년 대만 케이블 산업 생산액은 1880억 대만달러(88700억 원)을 기록해 팬데믹 이전보다 51% 늘었다. 대만 최초의 자체 해저케이블 공장인 월신에너지케이블시스템이 올해 말 가동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산업 성장으로 케이블 설치 전문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해상풍력 분야 초급 직종 임금은 다른 산업 분야 평균의 2배 수준이며, 숙련 엔지니어는 그보다 2배 더 많이 받는다고 업계는 전했다.

해저케이블 설치 작업은 극도로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로 여겨진다. 케이블 1m당 무게가 50kg에 이르러 총 2.5t의 폴리머-금속 케이블을 거친 바다에서 정확히 놓아야 한다. 대만 케이블 설치선 '오리엔트 어드벤처러'의 리처드 보거스트 선장은 "강한 조류 때문에 12시간 중 실제 작업 가능한 시간은 3-4시간에 그쳤다"고 레스트 오브 월드에 전했다.

국립대만해양대학 항만하천공학과 타이원 쉬 교수는 "전기공학 엔지니어들은 보통 기술이나 반도체 회사로 간다""그런데 이 새로운 산업은 토목과 기계공학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해상에너지 분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대만해협의 특수한 바다 조건도 작업을 어렵게 만든다. 베스타스 아시아태평양의 바스 루 해상운영 관리자는 "하이롱 프로젝트에서 바닷속 모래 언덕이 시시각각 이동해 어려움을 겪었다""5년 전 조사한 것과 지금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풍력에너지협의회(GWEC) 시장조사 부문에 따르면 대만은 2030년까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상풍력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린 천 CEO"대만은 앞으로 10년간 12개의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규모는 우리가 이 기술을 가져야 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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