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현재 뉴욕과 사우스다코타에 각각 주정부 규제를 받는 신탁회사를 두고 있는 비트고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이를 전국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가를 신청했다. 다만 비트고는 뉴욕과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신탁회사 중 어느 회사를 전국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OCC 대변인은 비트고로부터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자산을 보관 중인 비트코는 또한 이르면 올해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리플랩스도 미국에서 전국은행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일 리플랩스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리플이 OCC에 전국은행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승인되면 우리는 주정부와 연방 감독을 모두 받게 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신뢰성을 나타내는 새롭고 특별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OCC 측도 “리플이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Ripple National Trust Bank)에 대한 ‘신규 설립(de novo)’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으나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신청이 승인될 경우, 비트고와 리플 모두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리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마스터 계좌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좌를 보유하게 되면 리플은 미국 전통 금융 시스템에 더욱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X를 통해 “연준 마스터 계좌가 승인될 경우 리플은 회사의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준비금을 중앙은행에 직접 보관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향후 신뢰 확보와 보안 측면에서 추가적인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플과 비트고에 앞서 서클 인터넷 그룹과 와이즈(Wise Plc)도 은행 인가를 신청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이후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 인가 취득 시도가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폐쇄적인 규제 기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핀테크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규제가 일부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