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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마존, 창고 로봇 100만 대 넘어…사람과 '동료'에서 '경쟁자'로

직원 1인당 처리량 20배 늘었지만…단순 일자리 10만 개 이상 감소 '그림자'
AI 로봇팔 '스패로우'부터 자율주행 '프로테우스'까지...첨단 로봇 군단, 물류 혁신 주도
2019년 4월 3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6축 로봇 팔이 분류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4월 3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6축 로봇 팔이 분류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물류 창고에서 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아마존이 자사 시설에 배치한 로봇은 100만 대를 넘어, 일하는 사람 수와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2012년 로봇 신생기업(스타트업) 키바 시스템스를 인수한 지 10여 년 만이다. 로봇 도입이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동시에 고용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마존은 수년간 사람이 하던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막대한 돈을 들여왔다. 그 결과,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팔 '스패로우(Sparrow)'가 2억 개가 넘는 다양한 상품을 알아보고 집어 올리며, '로빈(Robin)'과 '카디널(Cardinal)'이 포장된 상품을 분류하고 옮긴다. 바닥에서는 '프로테우스(Proteus)' 같은 완전 자율 이동 로봇이 사람 작업자와 안전하게 함께 일하며, '타이탄(Titan)'은 기존 로봇의 두 배 무게에 달하는 물건을 나른다.

◇ 생산성 20배 '껑충'… 수치로 증명된 로봇의 힘


자동화 성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현재 아마존의 전 세계 배송 가운데 75%가 로봇의 도움을 받는다. WSJ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의 시설 한 곳당 평균 직원 수는 약 670명으로 지난 16년 가운데 가장 적었다. 반면 직원 한 사람당 다루는 소포 수는 2015년 약 175개에서 지난해 약 3870개로 20배 넘게 늘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기반의 재고 관리 체계 '세쿼이아(Sequoia)'는 상품 보관과 이동 속도를 75%나 높였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배치, 수요 예측, 로봇 효율성 개선을 위해 창고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일자리의 두 얼굴… 고숙련 전환 속 단순 노동은 '감소'

로봇의 확산은 사람의 일하는 환경을 바꾸고 있다. 일부 직원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기계를 다루는 숙련된 일로 옮겨가며 새로운 기회를 잡고 있다. 코네티컷주 창고에서 5년간 상품을 골라내는 일을 했던 네이샤 크루즈는 로봇 체계 감독 훈련을 받은 뒤 월급이 2.5배 올랐다. 그는 "힘든 물건을 들고 미친 듯이 걸어 다닐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 자리를 로봇 정비, 데이터 분석, 자동화 체계 설계 등 전문성을 요하는 고임금 일자리가 채우고 있다.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70만 명이 넘는 직원을 로봇 관련 업무로 교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며 고용이 둔해진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아마존의 전체 인력은 최근 수년간 10만 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창고 노동자 단체인 '웨어하우스 워커 리소스 센터'의 셰헤랴르 카오스지 사무국장은 "고밀도 시설에서 인력을 대폭 줄이는 것이 회사의 꿈"이라며 장기적인 고용 충격을 경고했다.

◇ 자동화의 정점과 미래...'AI 로봇'이 다음 목표


아마존 자동화의 현주소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의 새 물류센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5층, 30만㎡ 넓이의 이 센터는 아마존 역사상 가장 자동화한 곳으로, 여덟 종류의 로봇과 인공지능이 모든 과정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직원 2500명이 로봇과 함께 일하며 기존 센터보다 처리 속도를 25% 높였다.

아마존은 앞으로 나올 기술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인간형 로봇 제조사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로봇을 시험하는 한편,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비서 로봇 개발도 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 로보틱스의 타이 브레이디 최고 기술 책임자는 "회사는 계속해서 많은 직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새로운 로봇은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업무를 더 쉽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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