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매출 연 45% 성장 전망…압도적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67% 장악
월가도 '긍정' 전망 속 지정학 위기·경기 변동성 여전…'장밋빛 전망' 경계론도
월가도 '긍정' 전망 속 지정학 위기·경기 변동성 여전…'장밋빛 전망' 경계론도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 더 모틀리 풀은 지난 29일(현지시각) 'TSMC, 2030년 시총 2조 달러 가능할까' 기사에서 이 같은 목표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약 1조1400억 달러(약 1548조 원)인 TSMC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약 2716조 원)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5년간 주가가 75% 올라야 한다. 연평균 성장률(CAGR)로 환산하면 11% 수준이다.
여기에 1%대 배당수익률을 더하면 투자자는 해마다 약 1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여서 많은 투자자들이 목표로 삼는다.
매체는 TSMC 경영진의 성장 전망이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웃돈다는 점에 주목했다. TSMC 경영진은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AI) 관련 매출이 연평균 45%씩 성장하고, 이에 힘입어 회사 전체 매출은 연평균 약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압도적 기술력·점유율…성장 동력은 '탄탄'
TSMC의 독점적 시장 지위가 이러한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7%, 특히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 시장 점유율 59%에 이르는 TSMC는 3nm(나노미터), 2nm 등 차세대 공정에서 독보이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와 같은 차세대 포장 기술을 선도하는 것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다. 애플, 엔비디아 등 자체 생산 시설이 없는 거의 모든 빅테크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특히 AI 칩은 기존 공정과 비교해 25~30% 높은 마진을 기록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미래 실적에 대한 가시성도 높다. 반도체 주문이 통상 수년 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경우 2027년까지의 생산 능력이 이미 모두 팔렸고, 독일 등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주가가 적정 수준에서 평가받고 있느냐다. 더 모틀리 풀에 따르면 TSMC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3배로, 미국 S&P 500 지수의 22.8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해 비싸졌지만 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정 가격이라는 분석이다.
◇ 지정학 위기·고평가 부담…넘어야 할 '산'
하지만 전문가들은 TSMC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더 모틀리 풀의 필자 키선 드러리는 "어떤 AI 기업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든 이들 모두는 TSMC의 칩을 통해 워크로드를 실행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TSMC를 시총 2조 달러 기업으로 이끌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역시 TSMC의 AI 성장성과 차세대 포장 기술을 근거로 좋게 전망했다.
물론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장기 주가 예측에서는 2030년 TSMC의 평균 주가가 현재와 비교해 15~30% 오르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더 모틀리 풀은 기사 말미에 자신들의 투자 자문 서비스인 '스톡 어드바이저'를 소개하며 흥미로운 사실을 덧붙였다. '스톡 어드바이저' 분석팀이 선정한 '지금 당장 사야 할 최고의 주식 10선'에는 TSMC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체는 "선정된 10개 종목은 앞으로 몇 년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과거 추천했던 넷플릭스(2004년 추천)와 엔비디아(2005년 추천)의 사례를 들어 1000달러 투자가 각각 71만 달러, 96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