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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정면 비판…후임 지명 서둘러 금리 압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에 대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제출하고 증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에 대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제출하고 증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후임 인선을 예정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림자 의장’을 통해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에 대해 “그는 형편없는 인물”이라며 “정신적으로 평균 이하의 사람이고 아주 멍청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 보고를 진행하던 시점에 나왔다. 파월 의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명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후임 지명 앞당겨 금리정책 영향 주려는 의도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공식 임기(2026년 5월)보다 이른 시점에 후임 의장을 지명할 수 있으며 그 인물이 실질적인 금리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그림자 의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파월은 연준 이사회 위원으로서 임기가 2028년까지지만 의장직은 내년 5월에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군은 3~4명으로 좁혀졌다”고 밝혔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중앙은행 정책에 영향력이 큰 연준 의장을 미리 지명하려는 움직임은 시장에도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CME그룹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장에서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0%로 반영했다. 이는 불과 며칠 전 두 차례 인하가 유력했던 것과 비교해 달라진 흐름이다.

채권 시장에서도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빠르게 하락했고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크게 떨어졌다.

◇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 커져


정치권과 금융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GF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전략가 그렉 발리에르는 “이런 계획은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으며, 내년 5월까지 연준을 정치적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결정은 정치와 무관하게 진행된다”며 “회의록을 보면 모든 결정의 근거가 선거나 정당 정치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은 최근 몇 가지 정책 변경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만한 조치도 내놨다. 대형은행을 상대로 한 자본적정성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 심사 기준에서 ‘평판 리스크’를 제외한 것이 그 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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