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와 예상보다 나은 실적 전망에 힘입어 나이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 급등했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 5월까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 가운데 중국산 비중을 현재 16%에서 한 자릿수대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생산지를 다변화해 미국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 충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 고율 관세에 생산지 다변화…“최대 10억달러 비용 증가”
프렌드 CFO는 “이런 관세는 상당한 영향을 준다”면서도 “나이키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슈워츠 애널리스트는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흐름 속에서 나이키의 점유율 감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이키는 이미 미국 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상태이며, 향후에는 본사 차원의 비용 절감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러닝화 반등…“기존 인기 모델 의존도 줄인다”
한편, 나이키는 부진했던 러닝화 부문이 지난 4분기(3~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는 “스포츠 중심의 마케팅과 제품 혁신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이키는 러닝화 시장에서 점유율이 줄어들자 ‘페가수스’, ‘보메로’ 시리즈와 같은 제품에 집중 투자했으며, 한때 인기 모델이던 ‘에어 포스 1’ 등은 생산을 줄이고 있다.
모니크 폴라드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는 “나이키의 러닝화 실적은 특히 강했다”며 “도소매 유통 채널에서 고전 중인 클래식 스니커즈 매출을 새 러닝화가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 1분기 매출 전망 개선…중국 시장은 여전히 부담
직전 분기(3~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111억달러(약 15조380억원)로 집계됐지만 예상치였던 107억2000만달러(약 14조8610억원)보다는 높았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나이키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다. 프렌드 CFO는 “중국 내 경기 상황과 경쟁이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라며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케팅 비용은 전년 대비 15% 늘었으며 지난 26일 파리 스타디움에서는 후원 선수인 페이스 키피에곤이 4분 이내 1마일 달리기에 도전하는 이벤트도 열렸다. 비록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비공식 최고기록을 세웠다는 평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