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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이란과 다음 주 회담”…'협정보다 핵개발 포기'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다음 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구체적 형식이나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국의 주요 관료들은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공습 효과를 둘러싼 정보기관의 평가에 강하게 반박하며 이번 공습이 이란 핵무기 개발 능력에 ‘수년간의 지연’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 “협정 필요 없다”…트럼프, 공습 효과 자신


26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음 주 이란과 회담할 것이며, 협정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예전과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협정 자체보다는 핵개발 포기만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휴전이 이틀째 유지되는 가운데 트럼프는 “전쟁은 끝났다. 양국 모두 지쳤고 미군이 핵시설을 타격한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습 효과를 의심하는 보도에 대해서도 “이란은 더는 농축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핵시설 내부는 완전히 붕괴돼 접근조차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핵시설 완전 파괴”…이스라엘·백악관 한목소리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심 전환시설이 파괴됐다”면서 “이 시설이 없으면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제 그 시설이 어디 있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다. 전부 검게 그을려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도 공습 효과를 공식 확인했다. 이스라엘 원자력위원회는 “미국의 포르도 핵시설 공습은 주요 기반시설을 파괴했으며, 농축시설을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성명을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낭독하며 공습 효과를 강조했다.

앞서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초기 기밀 보고서는 “이란의 핵개발 지연이 수개월에 불과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으나 백악관은 이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포르도 지하에 대형 폭탄 6발이 명중됐고 그 아래는 초토화됐다”면서 “해당 보고서는 예비적이고 신뢰도 낮은 분석”이라고 말했다.

◇ 이란은 “전략적 승리”…핵 감시 중단 시사


반면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4일 열린 테헤란 시위에 참여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우리의 시설 파괴, 핵 인력 제거, 사회혼란 유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회는 같은 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 중단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란 최고지도자 직속 수호위원회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법안은 핵시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IAEA 사찰단의 입국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은 현재까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3곳의 핵시설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고 확인했으며, IAEA는 해당 시설의 잔여 핵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즉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 “회담 열리지만 핵합의는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회담이 열린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협정 체결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협정이 체결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나는 그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우리는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 아니라 직접 협상을 원한다”며 향후 외교적 접촉이 이뤄질 여지를 남겼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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