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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희토류 무기화, 美 포춘 500 기업 위협…“우리 목에 겨눈 가장 큰 총”

왼쪽부터 희토류의 원재료들인 세륨 산화물(Cerium Oxide), 바스트네사이트 농축물(Bastnasite Concentrate), 네오디뮴 산화물(Neodymium Oxide), 란타넘 탄산염(Lanthanum Carbonate).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희토류의 원재료들인 세륨 산화물(Cerium Oxide), 바스트네사이트 농축물(Bastnasite Concentrate), 네오디뮴 산화물(Neodymium Oxide), 란타넘 탄산염(Lanthanum Carbonate). 사진=로이터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통제하며 미국 포춘 500대 기업들의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된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결정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이 희토류라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각) 포춘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로 인해 미국 국방 산업과 기술 기업들이 심각한 공급 차질 위기에 놓인 상태다.

특히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러먼이 생산하는 최신형 전투기 F-35는 센서, 모터, 열 차폐 코팅 등에 이 희귀 금속이 필수적이다.
공급망 분석 기업인 알타나 테크놀로지스의 에번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이야말로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가진 가장 큰 무기”라면서 “테르븀, 이트륨 등은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금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가 제작한 그래픽 자료를 인용하며 “중국은 대부분의 희토류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애플, 테슬라 등 미국의 주요 기술·자동차 기업들도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은 수출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수출 허가제를 도입해 이미 물류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 CEO는 “이같은 지연은 기업의 생산 및 조달 전략에 상당한 혼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미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소재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희토류의 국내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들 시설은 아직 완전 가동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일본과 호주 등도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다.
CSIS는 “희토류 광산 개발과 정제 설비 구축에는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미국은 수세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포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에 부과한 일부 관세를 30% 수준으로 낮췄으며, 희토류 공급 불안이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무역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끝까지 우위를 지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에너지 분야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희토류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에서도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포춘은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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