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폭탄 "계속" 연방법원 취소 판결 반박.. 뉴욕증시 비트코인 엔비디아 "폭발"

트럼프 대통력과 파월 연준 의장이 백악관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연준 FOMC 금리인하"를 논의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 실적발표가 장을 주도하고 있다. 연방법원의 취소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폭탄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흐름속에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는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만나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 등을 포함한 경제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연준이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예상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정책의 방향은 경제 정보와 그것이 향후 경기 전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연준은 소개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자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통화정책 결정 기구) 동료들이 법에 따라, 최대한의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를 지원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설정할 것이며, 신중하고 객관적이고, 정치적 고려 없는 분석만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관계없이 연준이 객관적 데이터와 자체 판단에 기반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실수하고 있는 것으로,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경제적으로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연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해가며 누차 금리 인하를 압박했으나 파월이 이끄는 연준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3회 연속으로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4.25∼4.50%)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금리를 잇달아 동결했을 뿐 아니라 연설 등 계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중대 실패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등으로 칭하며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만난 것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집권 1기 때는 2019년 11월,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파월 의장과 대면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파월 의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지난 2012년부터 연준 이사로 재직해왔으며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 연준 의장에 임명됐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신임해 현재 두 번째 임기(4년·내년 5월 만료)를 수행 중이다.
달러-원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하락폭을 넓히며 1,370원대 초반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30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5.40원 내린 1,37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15시 30분) 종가 1,375.90원과 비교하면 4.80원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달러인덱스에 연동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으로 아시아 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관세 협상이 지연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우회로를 찾는 등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인덱스는 유럽장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히텔 글로벌 외환 부문 총괄은 "시장은 이번 판결이 다소 편협하다는 것을 빠르게 깨달았다"며 "트럼프는 관세 측면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아직 많기 때문에 달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에서 소비 둔화가 확인되고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이 급증한 점도 달러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 이같은 요소들은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지난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로 -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속보치(-0.3%)보다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소비지출과 기업투자를 합친 국내 민간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는 2.5% 증가에 그쳤다. 속보치(+3.0%)보다 0.5%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소비자 지출도 1.2% 증가해 속보치(+1.8%)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최종판매는 전체 GDP에서 정부지출과 순수출, 재고 변동을 제외한 지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 지표가 기저의 경제 추이를 파악하는 데는 GDP보다 낫다고 여긴다.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도 계절 조정 기준 24만명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23만명을 상회했다.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385.50원, 저점은 1,369.50원이었다. 변동폭은 16.00원이었다. 뉴욕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추가 증산 가능성과 미국 관세 관련 소송의 불확실성 속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하방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90달러(1.46%) 내린 배럴당 60.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0.75달러(1.16%) 하락한 64.15달러에 마감했다.
OPEC+ 주요 8개 회원국이 오는 31일 열리는 회의에서 자발적 감산의 복원(증산)을 재차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원유시장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오는 7월 증산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ING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OPEC+가 하루 41만1천배럴의 또 다른 대규모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면서 "3분기 말까지 이와 유사한 증산이 이어질 것으로예상한다. OPEC+가 시장 점유율 방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넘어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를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관세 리스크 완화로 해석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일시적으로 회복시켰으나, 백악관이 즉각 항소 방침을 밝히면서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시티인덱스의 맷 심슨 애널리스트는 "지금 당장은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에서 잠시 숨 돌릴 여지가 생겼지만,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이 무효라고 판단한 법원의 전날 결정에 대해 "사법 과잉"이라며 효력 중단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법원의 전날 결정에 대해 "또 하나의 사법 과잉 사례"라며 "이 끔찍한 결정을 뒤엎기 위해" 항소심 진행 기간 1심 판결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긴급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 법원 결정 직후 항소한 데 이어 1심 재판부 결정의 효력을 즉각 중단시키기 위한 법적 절차에 나섰다는 것이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궁극적으로 연방 대법원이 우리의 헌법과 우리나라를 위해 이 일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대법원은 현재 보수 성향 대법관과 진보 성향 대법관 비율이 6대3으로 보수 성향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선출되지 않은 판사들이 대통령의 의사 결정 과정에 뛰어드는 우려스럽고 위험한 경향이 존재한다"며 '행동주의 판사'들이 민감한 외교 및 무역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원 판결에 대해 미측 당국자들이 다른 나라 당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지도자(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아침에 통화했다고 소개했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성마약 펜타닐 대응과 관련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부과한 10∼25% 관세와 지난 4월 2일 일명 '해방의 날' 발표한 상호관세를 막아달라며 미국 소재 5개 기업과 오리건 등 12개 주(州)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인단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상품에 무제한적인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의 제기된 관세들을 무효로 한다"라고 밝혔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CIT)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관세 완화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다. 여기에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호실적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전일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주의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판단하며 해당 조치를 무효로 한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자국과 무역 역조를 보이는 국가들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주의 관세' 정책을 발표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원안을 철회했다. 그럼에도 관세 관련 발언과 정책 변화는 지난달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으며, 일부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 가능성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레닛베이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행정부의 관세 관련 수사는 매우 강경한 반면, 실제 정책은 점점 완화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괴리가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단순한 개별 기업 이벤트를 넘어, 전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계기"라며 "AI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관세나 세금 이슈보다 기술 혁신에 집중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이 1.4%, 임의소비재와 부동산이 0.9%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필수소비재와 산업만이 0.2% 하락 중이다.
종목별로는 미국 화장품 기업 엘프 뷰티는 지난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매출 및 이익을 발표하고,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Rhode)'를 최대 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엘프 뷰티의 주가는 29% 상승 중이다.
반면 미국 최대 가전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는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이날 주가는 6%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PC 및 프린터 업체 HP는 실망스러운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해 주가가 8% 하락 중이다.
유럽증시는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06% 상승하고 있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0.14%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독일 DAX지수는 0.21%, 영국 FTSE 지수는 0.08% 하락 중이다.
국제 유가는 이날 다시 하락 전환한 모습이다. 오전 9시 40분 현재 근월물인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94% 하락한 배럴당 61.26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89% 내린 배럴당 64.32달러를 기록 중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