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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中 비야디에 '노예 노동' 혐의로 5천만 달러 손배소

공장 건설현장서 중국인 노동자 220명 열악 환경 구출
매트리스 없는 침대, 31명당 화장실 1개...인신매매 혐의도 제기
3월 7일 브라질 카마카리의 대리점에 주차된 BYD 차량.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3월 7일 브라질 카마카리의 대리점에 주차된 BYD 차량. 사진=로이터
브라질 검찰이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와 계약업체들을 상대로 노예와 같은 노동 조건 및 국제 인신매매 혐의로 고발하며 5천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2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바이아주 노동검찰청은 28일 성명을 통해 비야디와 중국 진장건설 브라질(JinJiang Construction Brazil), 테크몬타 이페파멘토스 인텔리겐테스(Tecmonta Equipamentos Inteligentes)를 상대로 2억 5700만 브라질 헤알(약 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카마카리시에 있는 비야디 신규 공장 건설 현장에서 220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구출한 조사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들 노동자가 허위 구실과 직업에 맞지 않는 비자로 브라질에 데려와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동 조건이 극도로 열악했다"며 "5개 정착촌이 비야디와 진장, 테크몬타에 의해 운영됐는데, 일부 노동자들은 매트리스도 없는 침대에서 잠을 잤고, 음식과 함께 개인 소지품을 보관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생 시설의 열악함이 심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별 구분이 없는 화장실이 거의 없었으며, 한 정착촌에는 31명이 사용할 화장실이 단 하나뿐이어서 노동자들이 출근 전 개인 위생을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고 밝혔다.

비야디는 성명을 통해 "처음부터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법률과 국제 노동 규정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월 중국 자동차 회사 대변인은 브라질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보도를 반박하며, 이러한 주장이 중국과 중국 브랜드를 "비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비야디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장을 위해 브라질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비야디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중 하나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비야디에게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이다. 카마카리시의 새 공장은 비야디의 남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단순한 노동 착취를 넘어 국제 인신매매 혐의까지 제기했다. 중국인 노동자들이 허위 정보와 부적절한 비자로 브라질에 유입된 것이 조직적인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노동법 위반을 넘어 심각한 국제범죄로 분류되는 사안으로, 비야디와 계약업체들이 직면한 법적 리스크를 크게 높이고 있다.

바이아주 노동검찰청의 이번 조치는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노동법과 인권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이 비야디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노동 인권 문제는 기업에게 치명적인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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