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없는 자유무역 연합, 예측불가한 시기에 청사진 역할"
중국 등 신규 회원국 가입 논의...글로벌 무역질서 대안 부상
중국 등 신규 회원국 가입 논의...글로벌 무역질서 대안 부상

오바마 행정부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미국 수석 협상가를 역임한 소히니 채터지 전 국무부 고위 관료는 28일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가 글로벌 무역 파트너십이 번창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했다"며 "CPTPP가 이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자유무역의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미국 탈퇴 후에도 지속된 자유무역 의지
채터지는 "몇 년 전 수많은 국가의 협상 전문가들이 모여 힘든 회담 끝에 TPP라는 혁신적인 무역협정이 탄생하려 했지만, 미국이 갑자기 협상에서 물러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국의 철수로 인한 타격은 컸지만, 다른 TPP 국가들은 수건을 던지지 않았다"며 "이들은 야심찬 경제통합과 무역동맹 추구라는 경제적 원칙을 포기하기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1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CPTPP는 전통적 관세 및 비관세 장벽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디지털 무역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공통 규범과 규칙 창조를 통해 개발도상국을 선진국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확대 적기 도래, 중국 가입도 고려
채터지는 "관세 장벽과 비관세 장벽의 갑작스럽고 디스토피아적 증가로 촉발된 세계 경제 시스템의 최근 혼돈을 본다면, 지금이 CPTPP를 확장하고 강화할 절호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회원국 가입을 위해 경쟁해 왔으며, 무역동맹 구축과 관련해 약간의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오늘날 무역 파트너십의 핵심 목표는 무역관계 육성과 성장 촉진, 고립주의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협상이 중국으로 하여금 심각한 노동법 위반과 기타 해로운 무역관행 등 다양한 국내 문제를 해결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며 "중국이 규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대부분의 양자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이 기회 요인
채터지는 미국 정치의 분열상을 언급하며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가 탄생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칭송받았던 '아시아 중심축'은 더 이상 워싱턴에서 거의 기억되지 않고, 한때 공화당이 좋아했던 '자유무역' 정책들은 트럼프의 '미국 대 세계' 비전에 굴복하며 대부분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채터지는 "트럼프의 '국가들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경제와 무역 내러티브를 지배하고 있지만, 작은 나라들이 함께 뭉쳐야만 초국가적 무역역학에 대한 대안적이고 더 합리적인 내러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믿는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며 "지금은 자유무역 원칙을 포기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포용해야 할 때"라고 결론지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