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中 CXMT, DDR5· HBM 전환 '가속페달'... 삼성· SK에 도전장, 기술 성숙은 '숙제'

1분기 DDR4 생산 중단 선언... D램 시장 15% 점유 목표, 공급과잉 우려 교차
'고온 취약' DDR5 품질 논란 여전... HBM3 개발 성공 시 AI반도체 자립 숨통 트이나
중국 반도체 기업 CXMT의 로고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이미지가 배경으로 있는 사진. CXMT가 차세대 D램인 DDR5와 HBM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CXMT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반도체 기업 CXMT의 로고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이미지가 배경으로 있는 사진. CXMT가 차세대 D램인 DDR5와 HBM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CXMT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 업체인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 长鑫存储)가 DDR4 D램 생산을 단계로 나눠 중단하고, 차세대 메모리인 DDR5와 HBM3 양산에 본격 나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세계적 메모리 강자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업계는 이런 움직임을 미국 제재에 맞서 기술 자립을 다지고 자국산 제품에 힘을 쏟으려는 중국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WCCF테크 등 외신과 업계 자료를 보면, CXMT는 2025년 1분기 말까지 DDR4 생산을 완전히 중단(EOL, End of Life)하고 DDR5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2025년 말까지 월 28만 장(wafer/month) 규모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이 같은 생산 목표는 CXMT의 양산 능력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음을 보여준다. CXMT의 이러한 행보는 시장에 DDR5 공급을 대거 늘려 경쟁사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 DDR5, 양산 야심 속 '품질·신뢰성'은 아직 물음표

그러나 CXMT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핵심 기술인 DDR5의 완성도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1분기 시제품을 기준으로, CXMT의 DDR5는 수율(생산효율)과 고온 환경에서 안정성 등이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 안의 일부 메모리 모듈 업체가 CXMT의 DDR5를 시험했으나, 성능 문제 때문에 한국산 제품으로 바꾼 사례도 있다.
특히 고온에서 성능이 불안정해 소비자 시장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CXMT는 연말까지 기술 돌파구를 마련해, 품질과 신뢰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DDR5와 함께 CXMT는 이미 HBM2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한다. HBM3는 AI 가속기, 데이터센터 등 첨단 IT 분야에서 꼭 필요한 메모리로, CXMT가 HBM3 대량 공급에 성공하면 화웨이 등 중국 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반도체 자립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HBM3의 성공은 기존 DDR5보다 더 큰 시장 파급력을 갖는 동시에, 세계 AI 반도체 시장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 中 '메모리 굴기' 세계 시장 흔드나… 기술패권 경쟁 새 변수로

CXMT의 공격적인 생산 확대는 세계 D램 시장의 경쟁 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DDR5와 HBM3 대량 생산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기존 세계 3강 체제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미·중 기술 갈등과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CXMT의 기술 자립은 중국 자국 시장 확보는 물론, 중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전략 목표 달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CXMT가 DDR4에서 DDR5· HBM3로 빠르게 생산 체제를 전환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물론 기술 성숙도와 신뢰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연내 품질 개선에 성공한다면, 세계 메모리 시장 판도 변화와 한국 메모리 기업들의 경쟁 환경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HBM3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AI·슈퍼컴퓨팅 같은 미래 산업 주도권과 직결되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