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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發 관세 압박, 美 ‘오피스 시장’ 회복세에 찬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한 건물에서 근무 중인 사무직 근로자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상업용 부동산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한 건물에서 근무 중인 사무직 근로자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상업용 부동산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이 미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업무용 부동산) 시장 회복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기업들의 오피스 공간 임대 규모는 1억1500만 제곱피트(약 1070만㎡)로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예고와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신규 임대나 이전 계획이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마크 와이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부회장은 “상황이 악화되기 전 마지막으로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거나 빌딩을 사거나 자본을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오피스 시장은 금융·법률·테크 분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아마존,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기업은 전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지시하며 장기 임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신규 대출과 부동산 매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데이터 기업 트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행된 상업용 모기지 증권(CMBS) 가운데 오피스 빌딩을 담보로 한 비중은 26%에 달했는데 이는 2024년 전체의 8.6%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대상으로 90일 유예 조치와 함께 관세 인상 방침을 유지하면서 시장이 다시 불확실성에 휘말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개발사 하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스타인바흐는 “최근 2주간의 불확실성 때문에 상업 개발 프로젝트 논의가 모두 보류됐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높은 관세가 물가와 금리 상승을 유발해 신규 개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재개발이 필요한 구식 건물들의 경우 자본 투자 회수가 어려워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 스타인바흐는 “이런 건물에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데 지금 같은 시기엔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피스 공간 수요는 뉴욕 파크애비뉴와 같은 인기 지역과 최신 설계·편의시설을 갖춘 건물에 집중되고 있다. 코스타의 필 모블리 디렉터는 “이런 공간은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임차인들이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트렙의 론니 헨드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불확실성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약점”이라며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회복세는 더욱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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