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 장벽과 수출 통제 등 주요 의제로 논의
양측 "가까운 미래에 안정적 경제·무역 관계 구축 희망"
양측 "가까운 미래에 안정적 경제·무역 관계 구축 희망"

대만 무역협상국은 성명을 통해, 대만 관리들이 지난 11일 미국 관리들과 화상회의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수십 개국에 부과한 관세를 90일간 일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회담에서는 대만과 미국 간의 상호 관세, 무역에 대한 비관세 장벽, 수출 통제를 포함한 여러 경제 및 무역 문제가 논의됐다. 대만 무역협상국은 "양측은 후속 협의를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대만과 미국 간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경제 및 무역 관계를 공동으로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32%의 관세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불평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에 무관세 체제와 대만에 대한 구매 및 투자 확대를 제안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왔다.
대만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오랫동안 자유무역협정을 모색해 왔다. 미국은 대만의 가장 중요한 국제 후원자이자 무기 공급국으로,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은 지역 정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무역회담은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증가하는 군사적,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며 대만 국민만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회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향후 양국이 어떤 합의에 도달할지, 그리고 이러한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대부분 국가에 부과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한편, 중국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TSMC는 세계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 간의 무역 협상은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에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향후 양국 간 후속 협의는 관세 문제뿐만 아니라 기술 협력, 투자 확대, 공급망 안정성 등 보다 광범위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대만 정부는 이번 회담을 미국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입지를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