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아시아, 트럼프의 새 무역 포문 '입항료'에 불안 고조

중국 관련 선박에 최대 150만 달러 부과 행정명령 서명
"상호관세만큼 파괴적"...외국 자금으로 미국 조선산업 부활 노린다
미국 북동부 엘리자베스항 외곽에 있는 화물선이 4월 9일(현지시각) 발표된 행정명령에 따르면 중국 관련 선박에 수백만 달러의 입항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북동부 엘리자베스항 외곽에 있는 화물선이 4월 9일(현지시각) 발표된 행정명령에 따르면 중국 관련 선박에 수백만 달러의 입항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관련 선박에 막대한 '입항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아시아 각국 대사관들이 정보 수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이라는 제목의 이 행정명령은 중국보다 크게 축소된 미국 조선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한 조치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의 0.2%만이 미국에서 건조되는 반면에 중국은 74%를 건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정부의 방치" 탓으로 돌리며, 고위 관료들에게 조선공업기지 재건을 위한 해양행동계획을 210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아시아 각국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산 선박뿐 아니라 중국산 선박을 보유한 회사 소유의 선박에도 수백만 달러의 입항료를 부과하고, 그 수익금을 미국 조선산업에 투자하자는 제안이다.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것이 상호관세만큼이나 파괴적일 수 있다"고 한 아시아 관리는 닛케이아시아에 익명을 요구한 뒤 말했다. 또 다른 아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트럼프는 중국을 이용해 다른 나라 기업들의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USTR는 지난 1월 8개월간의 조사 끝에 해양, 물류, 조선 부문에서 패권을 구축하기 위한 중국의 행동과 정책이 불합리하며,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구체적인 제안에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입항당 150만 달러의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고, 선단의 50% 이상이 중국산 선박인 운영자에게는 입항당 100만 달러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선단의 25%에서 50%가 중국산인 운영자에게는 매번 75만 달러가 청구될 수 있어, 많은 아시아 해운회사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제안은 이미 두 차례의 공개 청문회를 거쳤으며,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막대한 항만 수수료가 부과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수수료 부과를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각 기관에 "그러한 조치를 집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USTR이 조치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하면 법무부 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은 "부과된 모든 제한, 수수료, 벌금 또는 의무를 집행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USTR이 제안한 조치는 그저 제안일 뿐"이라며 "그것들이 모두 구현되는 것도 아니고, 모두 쌓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제조된 선박이나 중국 국적자가 소유한 회사가 제조한 선박-해안 크레인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캐나다나 멕시코에 입항한 뒤 육로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화물을 보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이러한 화물에는 관세와 세금 외에도 10%의 서비스 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될 예정이다.
행정명령은 또한 실행계획의 프로그램에 일관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신탁기금을 설립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 제안은 신규 또는 기존 관세 수입, 벌금, 수수료 또는 세수가 프로그램을 위해 보다 신뢰할 수 있고 헌신적인 자금 출처를 확립하는 목표를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