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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업계, 트럼프 '항만 수수료 계획'에 반발 확산

"미국 공급망 혼란·소비자 비용 증가 우려" 업계 경고
중국 "WTO 규정 위반"...미국 조선업계 "중국 불공정 관행 해소 필요" 맞서
상하이에 있는 조선소.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상업 조선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백만 달러의 항만 수수료를 통해 이를 바꾸려고 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에 있는 조선소.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상업 조선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백만 달러의 항만 수수료를 통해 이를 바꾸려고 한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중국 건조 선박에 대한 고액 항구 수수료 부과 계획이 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는 이 정책이 시행될 경우 공급망 혼란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25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워싱턴에서 이틀간 공개 청문회를 열어 중국이 건조하거나 소유한 선박이 미국 항구에 기항할 때마다 최대 150만 달러를 부과하는 제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 선박 운영자는 미국 기항당 100만 달러,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은 기항당 15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 해운 회의소 회장 캐시 메트칼프는 청문회에서 "미국 조선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징수된 수수료를 재투자한다는 아이디어는 어려운 주문"이라며 수십 년 동안 쇠퇴해온 산업을 재건하는 데 "근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특히 "등록이나 중국 수익 소유권을 통해 더 이상 중국과 연결되지 않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항만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잘못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화물운송회사 UWL의 덩컨 라이트 CEO는 제안된 수수료가 동남아시아와 시애틀 사이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운영하는 그의 사업을 "황폐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우리 회사에 심각한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운영상 우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트럭 운송, 부두 근로자, 창고 및 철도 근로자 전반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효과"라고 강조했다.

이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조선 능력을 강화하고 선박 제조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역전시키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중국은 현재 컨테이너 및 벌크 선박 시장에서 최고의 강자로, 지난해 신규 주문의 약 80%가 중국 조선소로 향했다고 로이드 리스트는 추정했다.

계획의 지지자들은 중국이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미국제조업연합의 스콧 폴 회장은 "미국은 조선산업에서 수십 년 동안 중국에 무서울 정도로 뒤처졌다"며 "2023년 미국은 10척 미만의 해양 상선을 생산한 반면 중국은 1000척을 훨씬 넘게 생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유 은행의 정책 대출, 주식 주입, 시장가보다 낮은 철강 공급, 세금 특혜, 보조금 등 중국 조선소가 누리고 있는 이점을 열거했다.
반면, 세계해운협의회는 이 수수료가 컨테이너당 최대 800달러까지 추가될 수 있으며 "각 항해에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미국 항구 기항이 줄어들고 농부, 소매업체 및 광물 수출업체에 불균형적인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미광업협회는 비용과 중단, 심지어 핵심 자재를 수입하거나 수출할 수 없는 상태까지 업계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농업운송연합의 피터 프리드먼 전무이사는 이 계획이 "미국 농산물의 해외 시장 판매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측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국가조선산업협회의 리옌칭 사무총장은 USTR에 보낸 서한에서 이 제안이 "잘못됐고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WTO 규정을 위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산 선박을 제외하면 "미국 관련 항로에 대한 선적 능력의 타이트한 공급"과 "미국의 수출입에 대한 운임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해운업계를 불확실성으로 몰아가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국영 기업인 코스코 시핑 포트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인수를 모색하고 있으며, 올해 자본 지출을 50% 증가한 9억6700만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 39개 항구에서 371개 정박지를 운영·관리하고 있으며,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추가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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