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 기록
경제 전반에 '일시정지' 우려 확산
경제 전반에 '일시정지' 우려 확산

지난 10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이 지난주 발표한 관세 정책을 9일 갑자기 일부 중단하면서 가계와 기업, 금융권, 투자자들의 미래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불확실성은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 정책을 번복하면서 높아지기 시작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이 관리하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3월 1985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정점이었던 2020년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금융위기 당시의 어느 달보다도 높은 수치다. 4월 일일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에 근접해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2024년 미국 수입의 42%, 수출의 40%를 차지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기업의 투자 대부분은 이들 국가와의 자유무역을 전제로 이루어졌으나, 관세 정책으로 이러한 투자 결정이 복잡해졌다. 여기에 이번 주 대부분 국가에 대한 관세율 일시 중단 조치는 기업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명확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관세 납부 계산을 담당하는 세관 중개인 카렌 페리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수출업체, 수입업체,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항상 미친 듯이 바쁘지만, 불확실성과 매일 바뀌는 변화 때문에 100%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관세 불확실성은 장기적 질문에 의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4년 후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규칙이 다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 소비·투자·금융 전반에 '관망' 태세로 경제 활력 저하 우려
불확실성은 경제에 여러 방면으로 타격을 준다. 정책 변화를 면밀히 따라가지 않는 많은 가계는 이해하기 어려운 뉴스의 홍수에 직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큰 구매를 미루고, 다른 일부는 관세 부과 전에 더 많이 구매해 수요를 앞당길 수 있다. 2024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약화는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스콧 베이커 교수는 "소비자들은 일자리, 401k(미국 퇴직연금), 투자, 미래 비용에 대한 예측이 불확실할 때 더 불안해한다"며 "이는 계획을 세우기 훨씬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2024년 미국 GDP의 18%를 차지하는 구조물, 장비, 지적재산에 대한 고정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생산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최근 관세 발표로 이 과정이 복잡해졌다.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145%로 유지될 것인지, 북미가 다시 자유 국경을 갖게 될 것인지, 베트남과 필리핀 같은 작은 국가들이 자체 관세를 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베이커 교수는 "10억 달러(약 1조 4500억 원)를 새 공장에 투자하고 어디에 둘지 결정할 때, 해당 국가에서 오는 실제 관세에 대한 확실성 부족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기업들은 관망 자세를 취하고 '투자 손실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회복 불가능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의 스티븐 데이비스 교수는 "이는 고위 경영진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인력을 최대한 잘 관리하는 방법과 같은 다른 일을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주의를 돌린다"고 배런스에 말했다.
불확실성은 은행과 대출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대 차입자가 불확실성의 원천인 미국 정부일 때 더욱 그렇다. 채권 트레이더들이 리스크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과 함께 금리도 최근 몇 주간 이례적으로 변동성이 컸다.
데이비스 교수는 "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더 신중히 하고, 더 높은 금리나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며 관망 자세를 취할 수 있다"며 "3개월 전에는 대출을 해줬을 사람에게 이제는 기저 경제 환경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더 이상 대출을 해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