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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정책에 62% 주식 보유 미국 일반 서민도 '충격'

주가급락에 소비자심리 하락세... "많은 기업에 실존적 위협" 경고
미국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서 월스트리트의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서 월스트리트의 거리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 여파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뿐 아니라 일반 미국인들의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 세계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음에도 "나는 노동자들의 대통령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 월스트리트가 아닌 일반 서민을 대변하는 대통령이다"라고 지난 8일 연설에서 강조해 일부 지지층의 불만을 낳고 있다고 FT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일부를 중단한 후 시장이 치솟았던 지난 9일에도 트럼프의 충성파들은 주식이나 채권의 혼란이 돈이 많은 세계주의자들에게만 문제라고 주장했다. 폭스 뉴스의 진행자 로라 잉그레이엄은 지난 7일 방송에서 "억만장자들은 매우 화가 난 것 같다""이처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투자자들 중 누구라도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넘어 더 큰 그림을 보려고 노력하는가?" 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30포인트 차이로 표를 던졌던 보수적인 블루칼라 지역인 뉴욕 자치구 스태튼 아일랜드에서도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지역에서 만화 가게 'Hypno-Tronic Comics'12년간 운영해온 조이 기글리오티는 지난 10 FT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인쇄는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지며, 우리가 얻는 모든 장난감은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이라며 "내 사업을 망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많은 만화가 "더 이상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캐나다에서 인쇄되고 대부분의 장난감이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미 계획보다 10-25%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예산이 엉망이 되었고 새로운 만화 구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기글리오티는 "이는 많은 기업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FT는 전했다.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미국인들이 자국 경제에 점점 더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다른 증거와 함께 나타났으며, 사람들이 무역 혼란에 대비하면서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하락했다.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 심리 조사를 지휘하는 경제학자 조앤 수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시작하기 전부터 미국인들의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관세와 관련하여 다른 신발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고 그녀는 FT에 말했다.

◇ 주식 보유 미국인 62%... 관세 정책에 일반 국민도 직격탄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들도 주식시장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성인의 약 62%가 직접 또는 연금을 통해 주식을 소유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이 요동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일주일 전에 발표했던 추가 관세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면서, 사람들이 "약간 두려워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전미독립기업연맹(NFIB)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발표 '해방의 날' 이전인 3월에는 공화당원이 민주당원보다 더 낙관적이었지만, 중소기업 낙관론은 2020년 이후 가장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 뉴스의 진행자 제시 와터스는 무역전쟁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의해 일어났다면 트럼프 지지자들이 얼마나 다르게 반응할 것인지를 암시하며 "바이든이 이런 주식시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 대학의 수 교수는 "우리는 현재 3개월 동안 심리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 시장, 사업 상황, 개인 소득, 인플레이션 등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관점이 악화되고 있다""주식시장이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 자체로 투자심리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관세 정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콜로라도의 들소 목장 주인 데이비드 헤이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가 변동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이스는 "주식 시장이 오르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투자자들은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나도 예전에 주식 투자를 했지만 몇 년 동안 손대지 않고 있다. 차라리 내 목장에 있는 실제 들소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현실적인 경제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관세를 "과도하게 적용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캐나다가 내 크라운 로얄 위스키 가격을 올리지 않고 멕시코가 데킬라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나는 관세가 나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T의 이런 보도는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 속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균열, 즉 실질적 경제적 부담에 이탈하는 층과 여전히 견고한 믿음을 보이는 지지층이 존재함을 잘 보여준다.

여전한 지지층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중심 정책을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 정책이 오히려 주식을 보유한 일반 미국인들과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 여파가 단기적 시장 변동을 넘어 실물경제로 확산될 경우 미국의 서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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