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관세로 수입품 가격 상승,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 전망
"기술 자급자족 확대 기회"... 일부 기업은 미국 고객에 관세 비용 전가
"기술 자급자족 확대 기회"... 일부 기업은 미국 고객에 관세 비용 전가

고출력 다이오드 레이저 및 레이더 센서 칩 제조업체인 쑤저우 에버브라이트 포토닉스는 "중국의 보복 관세로 인해 수입 칩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는 자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가는 8일 5.4% 상승했다. 에버브라이트 포토닉스는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이 수입 칩을 현지 대안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칩시 테크놀로지스(선전)도 유사한 견해를 표명했다. 회사는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인해 중국산 칩이 본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칩시의 상하이 주가는 4.38% 상승했다.
이러한 평가는 중국 기술 공급업체들이 자급자족 노력에 힘입어 미국 수입품에 대한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중국 상무부는 8일 "대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맹세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로 벤팅 재료 제조업체인 팬 아시안 마이크로벤트 테크는 중국의 보복 관세가 고어텍스 원단 공급업체인 미국 경쟁사 W.L. 고어 앤 어소시에이츠의 중국 사업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회사의 제품은 고어보다 더 비용 효율적인 이점이 있다"며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벤트의 주가는 8일 5.29% 상승했다.
반면, 미국 시장에 높은 의존도를 가진 일부 중국 기업들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타이어 밸브, 휠 중량,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상하이 바오롱 오토모티브는 현재 북미 고객들과 인상된 관세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도록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상하이 증시 주가는 6.97% 하락했다.
조명 기구 공급업체인 저장 얀콘 그룹은 고객이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을 점진적으로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주가는 5.61% 하락했다.
글로벌 태양광 패널 및 에너지 저장 솔루션 공급업체인 트리나 솔라는 미국에 풍부한 배터리 모듈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상호 관세가 업계에서 "가격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의 주가는 8일 3.11% 상승했다.
이번 무역전쟁의 심화는 중국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관세 충격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에 집중하거나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기술 자급자족 정책과 맞물려 반도체, 첨단 소재 등 핵심 분야의 국내 기업들은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산업 지형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 국내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한 반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무역전쟁이 더욱 심화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