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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관세협상 시작...엔화 환율 문제도 주요 의제 될 듯

이시바-트럼프 전화 회담서 각료급 협상 대표 임명 합의..."국가적 위기" 타개 모색
일본 "일방적 관세보다 투자 확대 포함한 포괄적 협력 접근법 고려해야" 강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월 1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월 1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역·관세 문제를 논의할 각료급 협상 대표를 임명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협상 책임자로 지정했으며, 관세와 함께 엔화 환율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라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게 일본과 "세계 무역의 새로운 황금기에 대한 대통령의 비전을 이행하기 위한 공개 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무역 협상은 USTR이 주도하는데, 재무장관이 협상 대표로 나서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 약세 문제가 주요 협상 사안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시바 총리는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가 발표한 24% 관세가 일본 기업들의 미국 투자 능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관세 재고를 촉구했다. 특히, 일본이 일방적인 관세 부과 대신 "투자 확대를 포함해 양측에 이익이 되는 포괄적 협력 접근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향후 각료급 회담의 진전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 일본 측 협상 대표가 누가 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 "협상을 위해 최고의 팀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등 무역에서 "미국을 매우 형편없이 대우했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은 이미 일본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자동차에 대해 별도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일본 증시의 벤치마크인 닛케이 평균주가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급락한 바 있으며, 이시바 총리는 이번 상황을 "국가적 위기"라고 표현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이 미국이 양자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정치 관계자들은 관세를 둘러싼 갈등이 양국의 안보 파트너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의 대응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베트남의 경우 집권당 대표 토 람이 관세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강조했으나, 이러한 외교적 접근이 고율 관세를 피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멕시코는 트럼프의 최근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와 함께 엔화 환율 문제에 대한 해법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강조하며,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협상이 단순한 관세 문제를 넘어 엔-달러 환율 조정을 포함한 포괄적 경제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환율 조작'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경우,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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