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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사교육 열풍, 출산율 저하 주요 원인”

지난 2090년 서울 소재 영어학원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90년 서울 소재 영어학원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의 과도한 교육 경쟁이 출산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교육부가 지난해 7~9월 진행한 조사에서 만 6세 미만 아동의 47.6%가 사교육 기관인 '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FT는 “특히 2세 미만의 영유아 중에서도 4분의 1이 학원 교육을 받고 있었다”면서 “만 6세 미만 아동의 절반 가까이가 사교육을 받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이 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육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가정이 유아 교육에 지출하는 월평균 비용은 33만2000원이며 영어 교육에 특화된 유치원의 경우 월평균 1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에 따르면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영어, 수학, 과학, 논술 등 다양한 과목을 아우르며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명문대 진학과 대기업 취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학원을 찾고 있으며 이는 가계 부채 증가와 국내 소비 위축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가계 사교육비 지출은 29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학생 수가 1.5% 감소한 상황에서도 7.7%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교육 경쟁은 출산율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 2023년 0.72명에서 지난해 0.75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사교육 문제를 연구하는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천은옥 연구원은 FT와 인터뷰에서 "높은 사교육비는 부부가 자녀를 갖는 것을 포기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부모들은 조기 교육이 아이들의 성취도를 높일 것으로 믿지만 과도한 학습 부담이 오히려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젊은 부모들은 학원을 다녀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학습한 세대이기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똑같이 투자한다"며 "그러나 교육비 부담이 커질수록 은퇴 후 노후 대비가 어려워지고 결국 한국의 노인 빈곤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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