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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 ST마이크로 경영권 분쟁 격화... CEO 교체 갈등 심화

이탈리아, ST마이크로 실적 부진에 CEO 교체 요구...거부권 행사로 압박
ST마이크로 미래 전략 이견...전기차 시장 대응 등 투자 방향 놓고 양국 대립
유럽 대표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둘러싼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현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요구하며 거부권을 행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대표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둘러싼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현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요구하며 거부권을 행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유럽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Micro) 경영권을 두고 격렬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가 르 피가로가 14(현지시각) 보도했다.

양국은 국영 투자은행인 브피프랑스(Bpifrance)를 통해 STMicro의 자본을 각각 14%씩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번 갈등의 핵심에는 STMicro의 최고경영자(CEO)인 장마크 셰리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이탈리아 측의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탈리아는 약 1년 전부터 셰리 CEOSTMicro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게 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그의 교체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반면, 프랑스는 셰리 CEO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며 그의 입지를 옹호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경제재정부는 STMicro의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주주 협약에 명시된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협약에 따라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STMicro의 지주 회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STMicro 전체 지분의 28%에 해당한다. 이탈리아의 거부권 행사 결정으로 STMicro는 일상적인 업무 관리를 넘어선 모든 전략적 결정에 있어 양국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이 소식은 일 솔레 24 오레를 통해 처음 보도되었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이탈리아 측은 STMicro가 반도체 시장의 침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202310, 경영진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우리는 경쟁사들보다 훨씬 더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STMicro의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4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으며, 2분기에도 11.5% 감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특히 STMicro가 전기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같은 새로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영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경제재정부의 고위 관리는 "우리는 STMicro가 혁신과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STMicro 이사회 구성의 변화와 더 나아가 CEO 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셰리 CEO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하며 이탈리아의 비판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STMicro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Micro는 유럽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존재다.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만큼, 이번 경영권 분쟁은 유럽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번 대치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STMicro의 미래를 둘러싼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며, 양국 간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STMicro의 지배 구조에 대한 중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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