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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닷컴 버블 25주년…AI 거품은 ‘좋은 버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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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 사진=아바트레이드
닷컴 버블 당시 수많은 기업이 붕괴했지만 일부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AI) 산업 역시 거품 논란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0년 닷컴 붕괴 25주년을 맞아 AI 열풍이 당시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는지에 대해 10일(현지시각) 집중 분석했다.

◇ 닷컴 버블의 교훈…거품 속에서도 혁신은 살아남았다


WSJ에 따르면 나스닥종합지수는 2000년 초 정점을 찍은 후 급락하면서 닷컴 기업들이 대거 무너졌다. 하지만 그 시기에 등장한 혁신 기술은 이후 경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아마존과 구글 같은 기업은 당시 인터넷 기술이 만들어낸 기반 위에서 성장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WSJ는 “닷컴 버블은 ‘좋은 버블’이었다”며 투기가 이루어지는 동안 광범위한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됐고 결국 이 기반이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 AI 산업도 같은 길 걸을까

AI 산업은 현재 엄청난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실질적인 수익 없이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1위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2조7000억 달러(약 3928조 원)에 달하며 투자자들은 계속해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실제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적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AI 기반 검색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화, 업무 일정 관리 및 고객 응대 자동화 등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 AI 거품 터질 가능성은


AI 산업 내에서도 이미 일부 기업들은 심각한 적자와 과도한 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의 데이비드 칸은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의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면 투기 붕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AI 산업이 장기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과거 전기·철도·인터넷과 같은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테슬라와 AI의 유사점…‘좋은 거품’일까


투자 전문가 빌 제니웨이는 “거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엇을 만들어내는가”라며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가치 없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기가 문제였지만 테슬라는 AI와 전기차 기술에 대한 투자 덕분에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AI 기업 중 상당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는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며 경제 성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AI, 또 다른 닷컴 버블일까


WSJ는 “AI 열풍이 닷컴 버블과 같은 붕괴를 맞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닷컴 버블 당시처럼 AI 기술이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 스마트폰의 원형이었던 ‘제너럴 매직’이 시대를 너무 앞서가 실패했지만 이후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의 기반이 된 것처럼 현재 AI 산업의 일부 기업들은 사라지더라도 핵심 기술은 경제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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