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도 크게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옹호하면서 향후 불편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JP모건체이스의 모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17%였던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지난 4일 기준으로 31%로 상승했다. 또한 5년물 미국 국채와 비금속 등 주요 지표는 훨씬 더 높은 경기 위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유사한 모델에서도 경기 침체 위험이 1월 14%에서 현재 23%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미국의 경제 활동 지표가 부진하고 최근 몇 주 동안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미 약화된 상황에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및 중국에 부과된 관세는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 신뢰에 더 큰 타격을 줄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결국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은 자연스럽게 더 높은 확률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가격에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공장 활동도 주문과 고용이 위축되면서 침체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개인 소비지출은 예상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미국의 주택시장 지표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케임브리지 퀸스 칼리지 총장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연초 10%였던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25~30%로 높였다. 엘-에리언은 완고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최근의 소비자 및 기업 신뢰지수 하락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의 경기 침체 모델은 신용 스프레드 및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등 여러 교차 자산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자산배분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가장 큰 변화는 연준의 금리 인하와 수익률 곡선에 나타난 것"이라며 "VIX도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경기 침체 즈음에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내년에 미국의 경기가 위축될 확률은 25%로 나타났다. 매체는 성장 둔화 조짐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