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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정치적 이슈로 위기에 봉착...트럼프 정책에 4000개 대학 ‘휘청’

DEI 폐지 압박과 연방 재정지원 위기 직면
2024년 4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학생들이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위 캠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4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학생들이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위 캠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학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지 압박에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학들은 연방 재정지원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다양성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악시오스가 최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대학들은 수년간 보수 진영의 주요 표적이 되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에서는 학생 생활부터 고용, 운동 경기에 이르기까지 고등 교육 전반에 걸친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교육부는 지난달 14일 대학들에 인종 및 다양성 관련 정책이 있을 경우, 연방 재정지원을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은 법적 효력이 없지만, 많은 대학들이 이를 준수하기 위해 서둘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연방 정부는 고등 교육을 위해 오고 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미국의 전체 고등교육기관인 대학 총장 4000명 가운데 한 명이고, 당신이 목을 내민다면, 그 목은 잘릴 것이다"라고 PEN 아메리카의 ‘학습의 자유’(Freedom to Learn)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레미 영이 말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CSU)는 이미 직원 역할을 변경하고, 인사 정책을 조정하며, 웹사이트를 정리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CSU 총장 에이미 파슨스는 연방 기금이 대학 예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은 DEI 관련 웹사이트를 편집하거나 삭제했으며, 의과대학에서는 학생 다양성 증진 프로그램 축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보도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는 DEI 중심의 캠퍼스 사무실 두 곳을 폐쇄하고 12개 이상의 직원 자리를 감원하고 있다. '기관 형평성 사무국'의 이름을 '민권 준수 사무국'으로 변경 중이다.

일부 대학들은 트럼프 취임 전부터 이미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문화 센터를 폐쇄하며, 강좌 카탈로그를 변경하기 시작했다. 이는 행정부 변화에 대비하거나 주 차원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DEI 외에도 대학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스탠포드, MIT, 컬럼비아, 밴더빌트 등은 연방 의학 연구 예산 삭감 우려로 박사과정 학생 수를 축소하거나 동결했다. 또한, 대학들은 NCAA의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규제 준수,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대응, 법무부의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 조사 등 다중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PEN 아메리카의 영은 "대학이 DEI 사무실을 폐쇄하고, 연구 프로그램을 폐쇄하고, 강의 계획서를 검열하면 이런 것들이 다시 생겨나지 않는다. 대학 캠퍼스에 이를 복원할 정치적 의지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대학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드렉셀 대학교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변화를 보류하고 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웨스턴 미시간 대학교 총장은 "평소처럼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저스틴 슈워츠 총장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운영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 니콜 뮈크쉬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회계연도에 연방 기관으로부터 4억9540만 달러를 받았으며, 콜로라도 법무장관실과 협력해 가능한 법정 싸움에 대비 중이다.

한편, CSU의 DEI 정책 변화에 수백 명의 학생들이 항의하고 있다. LGBTQ+ 학생 옹호자인 엘라 스미스는 "문화 센터들이 이미 제한되어 학생들의 복지를 돌보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콜로라도 공영 라디오(CPR)에 말했다.

교육부 서한 이후, 지난달 23일 메릴랜드의 한 연방 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DEI 단속 일부를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블룸버그 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결정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는 약 4000개의 대학(고등교육기관)이 있으며, 이 중 공립 및 사립 4년제 대학은 약 2700개이며, 나머지는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와 기술학교로 구성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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