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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노선 수정하는 시진핑...마윈의 복귀가 신호탄

베이징 민간기업 심포지엄에 6년 만에 등장한 알리바바 창업자
덩샤오핑 노선 일부 수용하며 '공동번영'과 '선부론' 결합 시도
대형 스크린에는 시 주석과 마윈 회장이 2월 17일 심포지엄에서 악수하는 뉴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형 스크린에는 시 주석과 마윈 회장이 2월 17일 심포지엄에서 악수하는 뉴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잭 마(마윈)가 지난 2월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민간기업 심포지엄에 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두 사람의 악수 장면이 공개되면서, 중국 경제 정책의 미묘한 방향 전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20년 중국 당국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공식 활동을 중단했던 잭 마의 이번 복귀는 단순한 개인의 "복권" 차원을 넘어, 중국 경제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셴푸쿠공푸(先富促共富)'라는 다섯 글자 슬로건을 제시했는데, 이는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 일부가 먼저 부자가 되게 한다)'과 시진핑이 강조해 온 '공동번영(共同富裕)'을 결합한 개념이다.
이는 그간 시진핑 정부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오쩌둥의 공동번영 이론으로 회귀하는 듯한 정책 기조를 보여온 것에서 미묘한 변화를 의미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의 이번 슬로건은 중국 경제의 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양보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화통신이 심포지엄 보도에서 잭 마의 이름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시 주석이 과거 기술 기업 단속이라는 정책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여유가 없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민간 부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시 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4명이 참석해 민간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민간경제는 광범위한 발전 전망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민간기업과 기업가들이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완벽한 시기"라고 말했다.

잭 마는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컨퍼런스에서 중국 금융 규제가 기술 혁신을 위축시킨다는 발언으로 당국의 표적이 된 바 있다. 그 직후 그의 앤트 그룹의 기업공개(IPO)가 갑자기 연기되었고, 그는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일본을 주 거점으로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중국 방문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변화의 실질적 내용은 3월 5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새로운 노선이 정책 형태로 어떻게 채택될지 주목된다.
중국 AI 챗봇에 덩샤오핑의 '선부론'과 시진핑의 '선부촉공부' 슬로건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했을 때, 두 AI 플랫폼 모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는 이 주제가 중국 내에서 여전히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진핑 주석의 미묘한 경제 노선 조정과 잭 마의 복귀는 그동안의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침체된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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