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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걷어찬 닛산, 테슬라와 협력?...실현 가능성 있나

13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의 차량에서 회사 로고가 보인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3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의 차량에서 회사 로고가 보인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후원하는 일단의 고위 그룹이 미국 테슬라를 일본 자동차 그룹 닛산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닛산이 혼다와 추진하던 합병 논의를 걷어찬 뒤 대만 폭스콘이 닛산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자국 자동차 업체에 외국인 주인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일본이 테슬라를 대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테슬라와 협력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테슬라에 미 공장 매각


21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본의 고위 그룹이 테슬라 측과 접촉해 닛산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이사 출신인 미즈노 히로가 이끄는 이 그룹은 스가 전 총리도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테슬라를 설득해 닛산 미국 공장을 테슬라에 넘기려 하고 있다. 테슬라를 ‘전략적 투자자’로 만드는 계획이다.

관련 보도에 닛산 주가는 21일 도쿄 주식 시장에서 장중 11% 넘게 치솟았고, 마감가도 9% 넘게 뛰었다.

테슬라를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은 지난해 8월 닛산, 또 닛산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가 혼다와 합병하기로 했던 합의가 ‘없던 일’이 된 뒤 나왔다.

앞서 혼다는 아이폰 하청사인 대만 폭스콘이 닛산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자 닛산과 전격적인 합병 합의에 이르렀다.

폭스콘이 프랑스 르노를 찾아가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 인수 의사를 나타낸 뒤 이런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혼다에 사실상 먹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닛산은 합의를 걷어찼다.

혼다도 딱히 아쉬워하지는 않았다.

일본 자동차 기술의 상징인 닛산을 외국 기업에 넘길 수 없다는 명제 속에 스가 전 총리 등을 중심으로 한 고위그룹은 테슬라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에 닛산의 미 자동차 제조설비를 넘기면 닛산은 자금난을 완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적대적인 외국인의 손’에 놀아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그룹은 테슬라가 주축이 돼 폭스콘 등이 소수지분으로 참여하는 투자 컨소시엄을 구상하고 있다.

테슬라 투자 실현될까


그러나 테슬라가 실제 투자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진의를 알 수 없지만 일단 닛산의 미국 공장 인수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닛산 미 공장은 테슬라의 미래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테슬라 공장은 그 자체가 제품(the product)”이라면서 테슬라의 미래 전기차 생산에 닛산 공장은 쓸모가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로보택시인 사이버캡 생산 라인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보적인 생산 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협상 전략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닛산 공장 인수에 손사래를 친 가운데 일본 고위 그룹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된 미즈노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미즈노는 보도 내용과 달리 자신은 이 일에 관련돼 있지 않고,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테슬라 소속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테슬라가 닛산 공장에 관심이나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즈노는 테슬라 공장 설계가 독보적이어서 그렇다고 강조했다.

닛산의 미 공장을 테슬라가 인수하는 것은 그러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닛산은 테네시주 스미르나, 미시시피주 캔턴 두 곳에 대규모 자동차조립 공장을 두고 있다. 연간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현재 절반만 가동되고 있다.

테슬라가 닛산 공장에서 사이버캡 생산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도 저가 보급형인 모델2 생산은 일부 설비 개조를 통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테슬라가 당초 멕시코에서 모델2를 생산하려다 트럼프 관세로 멕시코 공장 가능성이 낮아진 터라 닛산 미국 공장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닛산 공장을 개조해 모델2를 생산하는 것이 나을지, 아예 새로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지 머스크가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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