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하락, 정부 인센티브,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현지시각)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 온라인매체 스태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같은 기간 신차 전기차 판매는 1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고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가격 하락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4년 11월 현재 중고 전기차 평균 판매가는 전년 대비 약 10%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여러 차례 가격을 인하하며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가격 하락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알렉스 로렌스 중고 전기차 딜러는 “이제 젊은층, 블루칼라 및 초급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비싸서 꿈도 못 꿨던 전기차가 이제는 손에 닿을 수 있는 가격이 됐다”고 말했다.
정부 인센티브도 한몫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육성 정책에 따라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000달러(약 577만원)의 세액 공제가 제공됐다. 하지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해당 혜택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시장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배터리 수명은 중고 전기차 구매자들의 가장 큰 우려사항 중 하나였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리커런트 오토의 ‘2025년 1분기 중고 전기차 가격 및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의 교체율은 2.5%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016년 이후 출시된 차량의 경우 1% 미만으로 낮았다.
리즈 나이먼 리커런트 오토 시장 인사이트 디렉터는 “우리가 추적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배터리 수명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스태커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미국 전역의 공공 전기차 충전소는 약 19만5000개로 이 중 4만9604개가 DC 급속 충전기다. 이는 2024년 6월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내 가솔린 주유소 대비 충전소 밀도가 낮아 충전 인프라 확충은 향후에도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