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쉐브론, 데이터센터용 가스발전소 1.5GW급 신설 추진
토탈에너지스 수익률 9.8%→12% 상향... 텍사스주 발전소 인수
석유메이저들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해 발전사업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모빌과 쉐브론이 천연가스 발전소와 탄소포집 기술을 결합한 전력공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토탈에너지스 수익률 9.8%→12% 상향... 텍사스주 발전소 인수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간 200테라와트시(TWh·1TWh는 10억 킬로와트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40%가 전력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손모빌은 100만 가구 이상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5기가와트(GW·100만 킬로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설계 중이다. 토탈에너지스는 2023년 텍사스주 댈러스와 휴스턴 인근에서 1.5GW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를 매입했다.
SSR의 휴 윈 유틸리티·재생에너지 공동연구책임자는 "대형 독립발전사업자들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신규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석유기업들이 정유·석유화학·천연가스액화 사업을 통해 더 많은 발전소 건설 경험을 보유했다"고 WSJ에 말했다.
석유기업들은 전력망 연결이나 파이프라인 건설 없이 자체 유전·가스전 근처에 발전소를 건설해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텍사스주 와하 지역처럼 파이프라인 용량이 부족해 천연가스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곳에서도 사업이 가능하다.
WSJ는 석유기업들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흐름과 자금조달 능력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설비업체나 엔지니어링 계약업체와 협상에서도 대규모 발주를 통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성이 관건이다. 토탈에너지스의 통합발전 부문 평균자본수익률은 2023년 9.8%로 전체 수익률 18.9%의 절반 수준이었다. 토탈에너지스는 2028년까지 발전 사업 수익률을 12%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업 경영설명회에서 "발전 자체보다 탄소포집·저장 사업 확대 수단으로 발전소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15GW 이상의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536TWh에서 2030년 1065TWh로 약 2배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연간 12%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WSJ는 "세계 에너지 수요가 탄화수소에서 전기로 이동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석유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