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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최고 승자는 "은행·암호화폐·에너지...한국 조선주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선거 운동 기간인 2024년 9월 6일 미국 뉴욕시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선거 운동 기간인 2024년 9월 6일 미국 뉴욕시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각)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공식 출범한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관세 및 기업 정책과 관련해 서명할 ‘행정명령’에 각별히 주목하면서 향후 증시의 향방을 저울질할 태세다.

트럼프는 "임기 첫날만큼은 독재자가 되겠다"고 공언하는 등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 추방을 비롯해 100여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단기적인 주가 흐름보다는 중장기적인 주식 방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 속에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최고 수혜주로 단연 암호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훨훨'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거나 국가적 정책 우선순위에 올리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수 있다고 연이어 보도하며 지난 주말 이후 비트코인 랠리에 다시 불을 지폈다.

미국 대선 이후 급등하며 지난해 12월 10만8315달러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이후 9만 달러가 잠시 깨지며 조정 받았으나 지난 주말 10만6000달러를 돌파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트코인 리플의 약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리플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두 배 넘게 상승하며 지난 17일 거래에서 3.4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등록 증권 제공 혐의로 리플의 발행업체 리플랩스를 고소한 뒤 리플은 오랜 소송에 휘말리며 고전해 왔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플과 SEC의 소송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리플 가격은 날개를 달았다.

다만 비트코인과 리플 가격은 트럼프가 17일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 밈(meme) 코인을 출시했다는 소식에 자금이 활발히 이동하며 20일 거래에서는 각각 10만2000달러와 3.1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통의 은행주·에너지주


'트럼프 트레이드'로 암호화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변동성이 워낙 극심한 가운데 급작스러운 가격 하락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확실히 뒷받침되고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주에 대한 선호도가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기업 및 소비자들의 신뢰도 상승, 감세 확대 및 금융산업 규제 완화 등이 은행 업종의 잠재적인 상승 동인"이라면서 "여전히 금융주를 선호하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최고의 업종별 승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12.44%), 씨티그룹(12.69%), 골드만삭스(12.12%) 및 웰스파고(10.22%) 등 주요 은행 주가는 견고한 이익 증가와 트럼프 취임 기대감 속에 주가가 모두 주간 10% 넘게 올랐다.

에너지 업종도 트럼프의 석유와 시추 선호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에너지 패권'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내의 석유와 가스 등의 시추를 무제한 허용해 에너지 가격을 절감하는 동시에 적대국들의 에너지 수출을 통한 전쟁 비용 충당을 저지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연스럽게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기대되면서 세계 1위 정유업체인 엑손모빌, 발레로 에너지, 에너지 인프라 기업 타르가 리소스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파이퍼 샌들러는 최근 "에너지 업종에서도 재무 상태가 우수하고 성장 펀더멘털이 견고한 엑손모빌을 선호한다"면서 투자 의견으로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한국 조선주, 트럼프 '러브콜' 이어져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조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해군 선박 건조에 동맹국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가 해군 군사력 증강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조선산업을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국내 조선주 주가는 일제히 들썩였다.

한화오션은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며 미국 내 선박 건조와 개조 등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도 확보했다.

주가도 이미 급등했다.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3만원 이하에 머물렀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 시동을 걸었고 20일 거래에서는 5만1800원까지 도약했다.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어졌다. 지난주 SK증권은 한화오션의 목표 주가를 종전의 4만원에서 5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HD현대중공업도 트럼프 재집권 수혜를 톡톡히 입을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이날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7000원에서 38만원으로 올렸다.

증권사는 "트럼프의 꾸준한 조선업 협력 의지, MRO 수주 대응을 위한 4개 도크 확보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35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해군 시장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트럼프의 집권으로 올해부터 MRO 사업을 위한 도크를 확보해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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