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지난해 10~12월 사이 재정적자 39% 증가 발표...트럼프 감세정책 등이 악재 될 듯
미국의 재정적자가 2025 회계연도 1분기에 7110억 달러(약 1038조4000억원) 늘어나는 기록적인 증가 폭을 보였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 시각) 지난해 12월에 재정적자가 870억 달러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2025 회계연도 1분기에 기록한 7110억 달러 적자는 전년도 같은 기간 5100억 달러에 비해 39%가 증가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2025 회계연도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조8000억 달러를 기록했던 적자가 올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9월에서 12월 사이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금리를 100bp 낮췄으나 이자 비용이 여전히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2기 정부의 재정적자는 현재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대적인 감세와 지출 확대를 공약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부족한 세수를 관세 인상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관세 인상은 수입 물품 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가 직면할 최대 경제 리스크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재정적자가 꼽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법인세·개인소득세 감세가 현실화하면 향후 10년간 9조1500억 달러(약 1경2600조원)가량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36조 달러(약 5경2990조원, 2024년 기준)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 부채가 수조 달러 이상 불어날 수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공공 부채가 지난 4년간 약 8조 달러 늘어 36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99%에 육박했다. 이 규모가 2054년에는 GDP의 17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과도한 부채가 이자 부담을 늘려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악순환 구조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 연방정부의 2024 회계연도 순이자 지급액은 8817억 달러(약 1207조원)로 GDP의 3.06%에 이른다. 이는 1996년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이고, 사상 처음으로 국방 예산(약 8741억 달러)을 초과한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