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반도체 중국 등 대다수 국가에 수출통제…韓은 제외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중국 등 대다수 국가에 한도를 설정하는 신규 수출통제를 단행했다. 한국 등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에는 제한 없이 판매한다.

중국으로 가는 AI 반도체를 차단하는 기존 수출 통제를 넘어 중국이 동남아, 중동 등 제3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AI 역량을 키우는 등 우회로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고급 컴퓨팅 칩과 특정 폐쇄형 AI모델에 대한 웨이트 규제와 검증 소비자(VEU) 승인에 관한 최신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은 전 세계 국가를 3개 등급으로 나눠 반도체 공급을 제한한다.

한국을 포함한 약 20개 '동맹국 및 파트너'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AI용 반도체 판매에 제약을 두지 않기로 했다. 20개국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대만, 영국 등이다.
본사가 이들 국가에 위치하고 높은 보안 등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은 '보편적으로 검증된 최종사용자(UVEU)' 지위를 부여했다.

UVEU 지위를 얻을 경우 매입한 AI 반도체 수십만개를 세계 어느 나라에나 배치할 수 있게 돼, 데이터 센터 건설에 제약이 없게 된다.

미국 상무부는 동맹국이나 우려국가가 아닌 국가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수입 가능한 AI 반도체 수량에 한도를 정했다.

보안 기준을 충족하고, '우려 국가'가 아닌 국가에 본사를 둔 단체들은 '국가별로 검증된 최종 사용자(NVEU)' 지위를 신청할 수 있다. 향후 2년간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2만개 상당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동맹 및 파트너 국가' 밖의 '비(非) 검증된 최종 사용자'는 각 국가별로 할당된 5만개(정부간 별도 합의시 10만개)의 GPU 구입 쿼터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첨단 GPU 약 5000만∼6000만 달러 상당인 약 1700개까지는 구입 주문시 허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또 국가별 판매 한도에도 산입하지 않는다. 이는 주로 대학교, 의료기관, 연구기관 등이 선의의 목적으로 AI 반도체를 사용할 때 구입 절차를 간소하게 해주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 20여개 '우려 국가'에는 기존 수출 통제를 유지했다. 해외로 수출된 미국의 첨단 반도체가 이들 국가의 첨단 AI시스템 훈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편, 일부 폐쇄형 AI 모델이 이들 국가로 이전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새롭게 추가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