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디어 산업이 경쟁에서 통합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배런스를 비롯한 더 인포메이션 등 주요 외신 매체들은 월트디즈니가 훌루+라이브TV 사업을 푸보TV와 통합한다고 6일(현지시각) 동시에 보도했다. 이는 스트리밍 시장이 무한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통합으로 전환되는 첫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국내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도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이번 변화가 던지는 의미가 크다.
이번 통합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기업은 북미에서 620만 명 구독자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유튜브TV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디지털 유료 TV 사업자로 발돋움함을 뜻한다. 디즈니는 새 합작사의 지분 70%를 확보하며, 푸보TV의 데이비드 갠들러 최고경영자가 경영을 맡는다.
주목할 점은 이번 통합이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시장 전반의 구조조정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구독해야 하는 부담과 복잡성을 호소하는 '구독 피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리뷰스닷오알지의 최신 조사에서 2024년 미국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지출은 전년보다 23% 줄었으며, 62%가 구독 피로를 호소했다. 미국인들은 평균 월 42.38달러(약 6만1752원)를 2.2개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하고 있다.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는 소비자 행태도 바꾸고 있다. 59%는 원하는 콘텐츠를 본 뒤 구독을 취소하는 '서비스 호핑'을 선택했고, 44%는 볼거리 찾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스포츠 중계권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푸보는 폭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디즈니의 ESPN이 준비 중인 베뉴스포츠와의 소송을 멈추기로 했다. 이는 스포츠 스트리밍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을 시사한다.
한국 OTT 시장도 비슷한 도전을 맞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수익 창출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미국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구독 피로 현상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국내 OTT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여러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독자 콘텐츠 제작 강화,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한 차별화, 유연한 요금제 도입,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수익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세계 미디어 산업은 근본적인 재편기를 맞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 하반기까지 글로벌 OTT 시장에서 추가 통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유튜브TV의 시장 확대 움직임과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존 전략, 기술 융합을 통한 혁신,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이 향후 시장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며, 한류 콘텐츠의 강점을 살린 독자적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