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스페인 발렌시아 등 남동부 지역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소 217명이 사망한 것은 물론 대형 쇼핑몰 지하 주차장 침수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유례를 찾기 힘든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안달루시아 지역에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토네이도와 우박도 함께 발생했다. 당시 스페인국립기상청은 "스페인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발렌시아 내 투리스, 치바, 부놀 등 지역은 8시간 만에 1년 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400mm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유례없는 폭우로 피해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철로와 고속도로, 하늘길이 대부분 막힌 것은 물론 15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대형 쇼핑몰 지하 주차장도 물에 잠겨 차량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인명 피해도 있었다. 3일 기준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는 217명에 달했다. 대부분 피해가 컸던 발렌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영국 BBC는 "지난주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대부분이 발렌시아 지역에서 나왔다. 이는 이번 세기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홍수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는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인 '고타 프리아(gota fria·차가운 물방울)'가 지목된다. 기상학자들은 이베리아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하면서 폭우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세계기후특성(WWA) 공동 창립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박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러한 폭발적인 폭우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고 주요 외신을 통해 밝혔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