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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쇼크’에도 달러 강세 굳건...대선 이후 셈법은 '복잡'

이수정 기자

기사입력 : 2024-11-02 10:50

2022년 7월 7일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와 미국 달러가 나란히 놓여 있다. 사진=신화/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7월 7일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와 미국 달러가 나란히 놓여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미국의 10월 일자리 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주요 통화에 대한 강세 기조를 굳건히 했다.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헤지펀드와 투기적 거래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기반해 달러 강세 베팅을 강화하면서 달러의 랠리가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36% 상승한 104.24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0% 하락한 1.08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비농업 신규 일자리 수는 1만2000건 증가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인 10만 건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백악관 입성을 위해 격전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 등에 달러화 매수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9일 기준 헤지펀드와 자산관리자 및 기타 투기적 거래자들이 178억 달러의 달러 롱(매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 주 동안 80억 달러 이상의 달러 강세 베팅이 추가된 것으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다.

웰스파고의 아룹 채터지 전략가는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유리한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용 지표는 부진했지만, 미국의 최근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서둘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둔화된 점도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전략가들은 관세 인상을 공언했던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단기적으로 달러화를 지지하고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널리 예상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주장해 왔던 만큼 그가 당선될 경우 달러화 환율의 상반된 변동 요인이 실제 환율에 어떻게 투영될지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에는 상대적인 달러 약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할 경우에는 달러화 약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외환 거래 및 결제 플랫폼 기업 콘베라의 애널리스트들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면 사회복지 지출 증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정책 불확실성을 줄여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웰스파고의 채터지는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무역과 이민 및 외교 정책에 이르기까지 정책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윈 씬은 “시장이 트럼프의 승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거나 적어도 트럼프 승리에 대한 헤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시에 세계 다른 지역의 지표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승리하든 달러에 유리한 테마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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