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1일(현지시각) 월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분기 매출을 보고하고 오는 11월로 예정됐던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의 2025 회계연도 1분기(6~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15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 추정치인 116억5000만 달러에도 못 미친 수치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70센트로 월가 추정치인 52센트를 상회했다.
이날 정규 거래에서 0.83% 상승 마감한 나이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락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1일 종가 기준으로 18% 하락하며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인 20%와 대조를 이뤘다.
나이키는 지난달 존 도나호 최고경영자(CEO)가 10월에 퇴진한다고 발표하고 자사 출신의 엘리엇 힐을 새로운 CEO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취임한 도나호 CEO의 재임 기간 나이키는 에어포스 1, 덩크스 및 에어 조던 1과 같은 스니커즈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연간 매출이 31% 넘게 증가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이후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체 제품 발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나이키는 지난해 12월 전체 인력의 2% 감축을 포함한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또한 지난 6월 2024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시미언 시겔 애널리스트는 ”차기 CEO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이키 주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나이키에서 근무한 힐 차기 CEO는 회사의 혁신에 힘을 실어주고, 일련의 해고 이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달 CEO 교체 발표 직후 나이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스워츠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는 ”북미 지역의 사업이 부진하고 중국 시장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회사의 회계연도 1분기가 매출 감소 측면에서 어느 정도 바닥을 칠 것이며 2025 회계연도를 거치면서 실적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