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리튬 배터리 음극에는 코발트와 니켈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코발트는 희귀하고 가격이 비싸다. 이런 가운데 니켈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장애가 되어 왔다.
전기차(EV) 배터리에 코발트는 통상 10~20% 정도 들어가며, 배터리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20% 정도로 고가다.
EV 시대 이후 코발트 가격은 크게 올라, 2021년에는 1톤당 7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2010년 대비 약 10배 상승한 것으로, 코발트 고가화는 EV 시장의 성장과 공급망 불안정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특히, 코발트는 콩고 등 극소수 국가에서 산출되는 희귀 금속으로, 콩고는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생산 과정에 인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도시바가 개발한 새로운 음극 기술은 코발트와 니켈을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기술의 혁신이고 진보로 볼 수 있다. 도시바의 새로운 배터리 음극은 코발트 대신 니켈과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리튬 배터리는 배터리의 음극과 전해질이 반응하면 수소와 산소가 생성되는데, 이 수소와 산소는 배터리 내부에 축적되어 배터리 부피를 증가시키고, 성능을 저하한다. 또한, 배터리 내부에 가스가 축적되면 폭발 위험도 높아진다.
도시바의 새로운 음극은 이런 가스 발생을 억제해 배터리의 성능 저하와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높은 전압, 빠른 충전 속도, 내구성을 모두 갖춘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연구 결과, 도시바는 새로운 음극과 NTO(니오븀-티타늄 산화물) 양극을 결합한 프로토타입 포켓 크기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었다.
테스트에서 실제로 이 배터리는 3V 이상의 고전압, 5분 안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급속 충전, 높은 전력 성능, 고온(60°C)에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V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바는 이번 기술을 전동 공구부터 EV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동 공구 및 산업용 장비에 이 배터리를 우선 적용하고, 2028년부터 자동차용 모듈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이번 개발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희귀 금속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개선함으로써, EV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더욱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