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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추종 美 ETFs, 운용 수수료 인하 경쟁…거의 제로수준

이진충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기사입력 : 2023-09-18 17:53

1달러 지폐, 10달러 지폐 등 미국 법정 화폐 달러화(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달러 지폐, 10달러 지폐 등 미국 법정 화폐 달러화(사진=로이터)
글로벌 ETF 운용자산규모가 올해 5월 말 10조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지수 추종 해외 ETF들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 3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는 지난달 S&P500 상장지수펀드인 티커명 SPLG 펀드 수수료를 0.02%로 인하했다. 이는 동일한 주식 종목을 추종하는 인기 ETF인 SPY 펀드 수수료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비용이다.
SPLG는 현재 동급 수준에서 가장 저렴한 인덱스펀드 중 하나가 됐다. SPLG에 1000달러를 투자하면 투자자들은 일년에 수수료가 20센트밖에 들지 않는다.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펀드가 받을 수 있는 예상 수수료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0.02%의 펀드 수수료 출현은 수십 년에 걸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전쟁의 결정체라고 본다.

이제 ETF 상품 출시 운용사는 끔찍한 일이 되고, 투자자들에게는 천국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수전 톰슨 스테이트 스트리트 SPDR 미주 유통 책임자는 "20년 전 평균 수수료가 약 1%였던 것에 비해 이제 개인 투자자는 총수수료 0.05% 이상을 내지 않고도 ETF를 활용해 완전히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 수수료가 거의 제로에 근접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다면, 그는 손실 주범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수료는 장기 투자전략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벌린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사의 분석에 따르면, 40년 동안 100만 달러의 계좌를 투자·운용하면 0.05%의 수수료와 1%의 수수료 차이로 약 37만 달러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미국의 평균 ETF 수수료는 0.55%지만, 어떤 펀드에 돈이 얼마나 투자되는지를 고려한 자산가중평균 ETF 수수료는 0.17%에 불과하다고 한 외신 매체는 전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사 SPLG 펀드는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여러 ETF 가운데 하나이며, 여기에는 주식 및 채권 지수를 추적하는 패시브 펀드가 포함된다. 그 ETF는 그 자산운용사의 일부 잘 알려진 더 큰 운용 규모의 ETF보다 낮은 수수료로 꾸준히 매수하기 쉽도록 주가가 낮은 편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도 이와 유사하게 주력 상품인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QQQ ETF의 저가 버전인 QQQM ETF를 출시했다. QQQ 수수료가 0.2%인데 반해 QQQM은 0.15%로 조금 더 낮은 편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사와 인베스트코사는 모두 대형펀드를 운용하며 대규모 거래에 익숙한 전문 트레이더들이 있기 때문에 인기있는 펀드의 저가형 버전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저렴한 수수료의 펀드들이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이 있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사는 지난달 1일 ‘SPDR 포트폴리오 하이일드 채권 ETF(SPHY)’의 수수료를 0.1%에서 0.05%로 인하하자 바로 한 달 동안 6억 11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고 한다.

주로 커미션 기반 수익모델에서 수탁 수수료 기반 모델로 전환하는 금융 자문가들이 최저 수수료 펀드의 신속한 도입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금융 자문가들은 고객들이 가능한 저렴한 수수료의 펀드에 투자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왔다.

비용을 의식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액티브 MMF에서 패시브 투자로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오는 가운데 액티브 MMF에서 낮은 수수료는 그곳에서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초 업계 총자산의 4%에 불과했던 액티브 운용 ETF가 2023년 들어 급성장했다. 액티브 운용 수수료 하락은 가장 큰 성장 동력 중 하나로 풀이된다.

최근 팩트셋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ETF 수수료 인하 압박이 크게 약화되며 평균 수수료가 직전 5년간 수수료 인하 속도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엘리자베스 카슈너 팩트셋 글로벌 펀드 리서치 이사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액티브 펀드를 그대로 껴안고 있는 것이 인하 속도 둔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액티브 펀드인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는 액티브 펀드 평균 수수료인 0.68%보다 낮은 0.3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디멘셔널 펀드 자문사(Dimensional Fund Advisors)는 같은 카테고리의 패시브 펀드보다 훨씬 저렴한 0.19%의 수수료로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지방채 액티브 운용 ETF’를 출시했다.

액티브 펀드들은 결국 이런 흐름을 타고 더 낮은 비용을 받는다. 0.4%, 0.3% 미만 수수료의 펀드들이 더 많아질 것이며, 이렇게 액티브 펀드들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전혀 새롭지 않을 것이다. 일단 터무니없이 싼 펀드에 자금 유입은 저절로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이진충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