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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日 구마모토 새 공장 교통인프라 부족에 난감…해소에 몇년 걸릴 수도

이진충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기사입력 : 2023-06-10 04:00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대만의 TSMC 회사 로고(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대만의 TSMC 회사 로고(사진=로이터)
대만의 TSMC 일본 공장이 들어서게 될 구마모토현 키쿠요 농촌마을은 일본 내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의 탈바꿈을 위해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경험하고 있다고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수십억 달러의 반도체 관련 보조금이 구마모토현 키쿠요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배추, 무, 당근밭은 메가 팩토리로 바뀌면서 지가 상승 및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 홍수와 노동자 유입은 4만 3,000명의 작은 농촌 마을을 압도하며, 만성적인 교통정체, 주택 및 서비스 인력 부족, 반도체 산업단지까지의 90분 이상 걸리는 통근 시간 등 주민 생활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정세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으로 점점 더 분열되는 세계에서 공급망은 재구축되고, 글로벌 기업들이 수자원이 풍부한 일본 키쿠요 시골로 몰려오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지정학적 긴장의 중심에 서 있는 대만에 대한 기술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하고, 일본 정부는 그 절호의 기회를 잡으려고 집중하고 있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30년까지 일본의 반도체 생산량을 3배 늘리기 위해 14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보조금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두 번째 TSMC 인접 공장에 대한 지원 논의 과정에서 80억 달러의 추정 공장 건설비용의 거의 절반을 부담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히로시마 공장 확장에 약 15억 달러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일본 자체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자국 기업 라피더스(Rapidus)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정학적 우선순위의 변화가 고령화된 일본이 반도체 분야에서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리더십을 되찾고 규슈 남서부지역을 젊은 세계적 인재들을 끌어들일 실리콘 아일랜드로 재탄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갑작스러운 행운의 증가는 도로와 대중 교통 시스템 구축에 수년이라는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일본의 반도체 열망에 잠재적인 병목 현상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 전략 구상의 첫 단계부터 구마모토현의 꽉 막힌 도로는 일본의 실리콘 야망을 훼손할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구마모토의 풍부한 지하수 매장량과 광활한 평지는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해외 경쟁업체들을 앞서고 있을 때 훌륭한 입지로 도움이 되었다. NEC, 히타치,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후지쯔 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국내 부품 공급업체들의 방대한 네트워크도 함께 상승했다.

재팬 머티리얼(Japan Material Co)에서 도쿄 오카 코교(Tokyo Ohka Kogyo Co.), 에바라 코퍼레이션(Ebara Corp)까지 다양한 회사들이 현재 구마모토에서 반도체 화학 및 장비를 제조하고 있으며, 섬코 코퍼레이션(Sumco Corp.)은 이웃한 사가현에서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TSMC 신규 공장이 건설되는 그 산업단지 내에서 소니 그룹은 카메라 센서를 생산하고 도쿄 전자는 수백만 달러의 반도체 장비를 생산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TSMC의 존재와 함께 대만, 서울, 도쿄에 대한 높은 접근성 또한 더 많은 공급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구마모토현 TSMC의 공장 건설 현장은 근로자들이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하며 놀라운 속도로 돌아가고 있지만, 현의 교통 상황 개선 조치는 거의 걸음마 수준으로 일본 내 최악의 수준이라고 한다.

TSMC 공장 건설현장 주변 도로는 성인 3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도로선 표시도 되지 않은 체스판과 같다. 주로 키쿠요 농부들이 논밭에서 장비나 농산물 운송에 이용되는 미니 트럭이 다니며, 결국 키쿠요 서쪽의 주거 및 상업지역과 동쪽 오즈 시와 연결하는 30번 도로가 이어질 때까지 서로 교차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TSMC 건설 현장을 드나드는 트럭들은 인근 구마모토 공항이나 야쓰시로 항구로 가기 위해 30번 도로를 따라 더 교통 체증이 심한 교차로를 지나다닌다.

TSMC도 구마모토현의 교통 상황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전달했지만, 혼잡이 완화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현지 관리들은 말했다. 내년 3월까지 도로와 인접한 토지 매입이 시작되는 등 30번 도로의 확장 폭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완공 목표는 고사하고 아직 공사 개시일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30번 도로 확장연결을 떠나 공장 준공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 토지 소유자와의 협상, 계약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 등으로 인해 수년이 걸릴 것 같으며, 대부분 프로젝트가 여전히 계획 단계에 있다고 한다.

키쿠요와 공항을 연결하는 311번 도로 확장 공사의 일부 진전이 있다고 한다. 구마모토현은 도로 확장에 필요한 토지의 약 80%를 매입했지만, 공사 시행자와 계약만이 되었고, 공사는 최소 한달 이상 남아 있다. 구마모토현은 2027년 3월 준공 예정이라고 한다.

카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부족했을 수 있지만, TSMC 공장 유치를 추진력으로 삼아 경제국토부와 함께 교통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사로서 할 일은 TSMC가 우리에게 '이것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TSMC측 대변인은 구마모토현의 교통 상황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마크 리우 회장이 이번 주 초 주주들에게 구마모토현과 두 번째 공장 건설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투자 흐름이 둔화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키쿠요 작은 농촌 마을 너머까지 주려면 구마모토현의 꽉 막힌 도로 상황을 개선하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것이다.

TSMC는 내년 말 새 공장이 가동되면 1,700명 채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큐슈 파이낸셜 그룹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약 7,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4조 3천억 엔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구마모토현은 2032년까지 칩 관련 연간 세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해 1조 9,000억 엔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마루쇼 하이테크, 탑코 사이언티픽 등 TSMC 공급업체들은 이 지역에 사무소 개소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지난해 키쿠요의 산업단지 토지가를 일본 내 최대 상승폭인 30% 이상 상승시켰다고 한다. 당장 TSMC 공장 주변 지가가 급등하는 등 올 들어 주택용지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며 3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대중교통의 부족과 30번 도로의 혼잡으로 근로자들은 TSMC가 위치한 산업단지에서 원거리 출퇴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 기쿠요와 구마모토시를 연결하는 단선 철도 노선과 한정된 버스 노선만이 운행 중이다.

또한 주변 인프라의 부족은 개발이익을 소수의 배만 불리고 있다. 개발 용지를 사들이는 현지 부동산회사 메이와 에스테이트의 테루마사 우에하라에 따르면, TSMC 공장 근처에서 입찰 전쟁이 나타나 몇 주 만에 가격을 25%나 끌어올리고 토지주들은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며 관망하고 있다.

그는 "전부 거품이다. 시장 가격 같은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마리코 구마모토 상공회의소 부회장에 따르면, 그런 부의 효과는 아직 구마모토현의 다른 지역까지 확산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근처 구마모토시에는 빈방이 많다.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근로자들이 종종 이를 배제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구마모토현과 큐슈 섬 전체가 TSMC의 투자로부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는 TSMC와 일본 중앙정부의 관심이 집중될 때 접근성 문제를 개선할 해결책을 찾는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불만도 점점 누적되고 있다.

키쿠요 마을 의회의 오랜 멤버인 사토루 후타는 "TSMC는 문제만 가져올 뿐이다"고 말했다.

70세의 고령인 그는 친구 세 명의 죽음을 초래한 교통상황이 반도체 회사들이 이곳으로 이전해 왔기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많은 운전자가 2차선 간선도로의 혼잡을 피해 샛길을 이용, 마을 농장 사이 좁은 농로를 질주하고 있다고 한다.

사토루 후타와 다른 주민들은 또한 TSMC의 공장이 지역 상수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특히 걱정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TSMC의 새 반도체 공장은 하루에 약 1만 2천 세제곱미터의 지하수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사용하는 물 보충을 약속하는 차원에서 지난 4월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지하수를 모아 저장해 논에 델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지역 교통 상황 개선에 대해 지방 당국은 교통신호 주기 조정, 우회전 전용차로 신설, 공장으로 가는 셔틀버스 증차 등 단기 처방에 주력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지난 1월 현지 버스업체들은 단지 200대 수준이지만 오전에 버스 대수를 늘리는 대신 키쿠요에서 일일 운행 자동차 대수를 800대 정도 줄이려 노력했다. 근로자들은 교통 체증 때문에 셔틀버스의 운행 시간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서비스 이용이 저조했다고 한다.

인근 도시 아라오가 2020년 시행한 인공지능 지원 승차공유 서비스 이용 성공사례를 언급하면서 구마모토 가쿠엔대 쇼시 미조카미 교수는 통근 행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버스 차선과 택시 공유 서비스와 같은 더 많은 인센티브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가능성'에 대한 약속이 주민들로 하여금 지난 수십 년 동안 없었던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해 더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키쿠요는 고령화 지역에서 젊고 기술 노하우를 지닌 노동자들의 유입을 목격하는 몇 안되는 지역 중 한 곳이 되고 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이웃에서 점점 더 많은 중국어 교사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큐슈 루터 칼리지가 운영할 새 국제 학교는 현지는 물론 대만 가정 모두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키쿠요의 반도체 관련 기업인 메이스티어(Meistier corp) 최고운영책임자인 미치야 나카무라는 "수백 명의 대만인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우리의 일하는 방식까지 바뀔 것이다"며 이제 근로자들은 도쿄 임금수준보다 낮게 받던 방식에서 일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희망이 크다. 구마모토현에서 신규 졸업자들이 일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은 지방 공무원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TSMC의 새 공장건설은 지역의 인프라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다음 세대에게 더 넓은 시야를 열어주고, 더 많은 기회 보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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