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e종목] AI 반도체 테마 이상 조짐...브로드컴, 깜짝 실적에도 주가 하락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1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깜짝 실적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외려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전날 숨 고르기 뒤에 이날 정규거래에서 5% 넘게 오른 와중에도 2% 넘게 하락한 브로드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2% 넘게 더 떨어졌다.


브로드컴이 발표한 2회계분기 실적과 3회계분기 전망은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배런스에 따르면 브로드컴의 2회계분기 매출은 87억3000만달러,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10.32달러였다.

이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준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브로드컴이 87억달러 매출에 10.12달러 EPS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도 예상보다 좋았다.

브로드컴은 3회계분기 매출이 88억5000만달러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87억2000만달러였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이 자사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탄 CEO는 3회계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네트워킹 부문 강세와 함께 대규모 AI 네트워크 확산이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초기 반응은 좋았다. 브로드컴은 실적 발표 직후에는 시간외 거래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정규거래를 전일비 18.01달러(2.23%) 하락한 789.95달러로 마감한 브로드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33.5달러(4.3%) 급등한 823.6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약세로 돌아서 정규거래 종가 대비 12.45달러(1.58%) 하락한 777.50달러로 미끄러졌다.

브로드컴 주가는 다른 AI 반도체 종목들에 비해 올들어 상승폭이 크지 않다.

엔비디아가 올해 172%, AMD가 84% 폭등한 반면 브로드컴은 41% 뛰었다.

상승폭이 작지는 않지만 AI 반도체 업체치고는 크다고 할 수 없다.


비록 이날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는 크다.

캐뱅크 캐피털 마켓츠 애널리스트 존 빈은 최근 브로드컴 '비중확대' 추천을 재확인하는 한편 목표주가는 720달러에서 820달러로 100달러 높였다.

빈은 브로드컴 목표주가 상향조정 배경으로 AI를 꼽았다.

브로드컴 반도체는 네트워킹부터 브로드밴드, 서버 저장, 무선,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광범위한 반도체 포트폴리오 덕에 브로드컴의 실적은 반도체 업종 전반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이날 깜짝 실적 속의 주가 하락은 최근 반도체 종목들, 특히 AI 반도체 종목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올라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