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중도상환 러시 '악순환'

중국 당국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해 왔지만, 결국 중도상환 러시를 유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초 중국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한 뒤 중국 미상환 대출 총액 중 약 8분의 1을 차지한 7000억 달러(약 906조6400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은 미리 상환됐다”고 추산했다.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높은 금리로 인해 과도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부동산 산업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했으나 은행에 수익 창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이 중국 5대 은행의 미상환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최근에 공개된 데이터에서 부동산 시장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기타 부양책은 아직도 수요 감소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휘청거리는 부동산 산업에 의미 있는 회복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산업의 회복세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쥐(易居)의 옌위에진 중국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 대출을 미리 상환하는 것은 자금을 은행에게 돌려주는 것을 의미하고 새로운 대출에 자금을 제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동산 구매 의향이 높지 않는 것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국민들이 신규 주택에 대한 구매 의향은 몇 년 전에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부동산 투기 행동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쥬디 장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는 “2017년 4분기~2022년 1분기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인 5.26~5.72%로 약 17조7000억 위안(약 3338조7510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미상환 대출에서 50%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주택 가격과 판매량이 나선적으로 하락한 뒤 중국 규제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중국 주택담보대출 데이터 제공업체 상룽(商融)360에 따르면 12월 첫 주택 구매자들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로 전년 동월 대비 1.37% 포인트 내렸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록됐다.

쥬디 장은 “높은 금리로 대출 받은 구매자들은 대규모로 대출을 미리 상환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중국 은행의 올해 수익이 최대 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 해상 운송업체의 직원은 “지난달에 금리가 낮은 소비재 대출을 받아서 쑤저우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갚았다”며 “이를 통해 최소 20만 위안(약 3772만6000원)을 절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원인은 너무 높은 주택담보대출이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는 “일부 은행들은 형식적인 절차를 추가하고 신청건 처리 속도를 늦추는 것을 통해 대출을 미리 상환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디”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베이징 지점의 은행가는 “약 20%의 고객들이 대출을 미리 상환하는 것을 신청했고, 우리 은행은 시간을 끌기 위해 신청건의 심사 절차를 6개월 정도로 늘렸다”고 전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