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 ‘도달한 삶의 찰나’ 개막 한 달 만에 1만 명 돌파…전년 대비 4배 속도
박석원·이형우 등 거장과 신진 12인 앙상블…유휴 산업 시설, 세대 소통 플랫폼 진화
박석원·이형우 등 거장과 신진 12인 앙상블…유휴 산업 시설, 세대 소통 플랫폼 진화
이미지 확대보기17일 연천군에 따르면 이 곳에서 진행 중인 기획 전시 '도달한 삶의 찰나(THE MOMENT LIFE ARRIVES)'가 개막 약 30일 만에 누적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개관 직후 두 달간 거둔 성과(5000명)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빠른 속도다. 철저한 기획과 3개월간의 공간 재정비를 거쳐 재개관한 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이 단숨에 접경지역 연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예술 플랫폼으로 안착했음을 수치로 입증한 셈이다.
장소의 역사성과 현대미술의 유기적 호흡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흥행의 핵심 동력으로는 공간이 가진 역사적 자취를 미학적 서사로 엮어낸 탁월한 기획력이 꼽힌다. 이번 전시의 기획·운영을 전담한 케이앤에스아트컴퍼니(대표 박수련)는 단순한 작품 나열 방식의 전시를 지양했다. 대신 과거 벽돌공장이 품고 있는 ‘노동과 시간의 흔적’이라는 고유한 장소성을 전시의 핵심 주제와 밀도 높게 결합했다. 작가 선정부터 동선 설계, 공간 연출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완결성을 높여 거대한 공장 자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이야기로 호흡하도록 만든 것이다.
전시는 일상 속에서 무심히 흘러가는 순간과 감각의 궤적들이 어떻게 예술적 형상으로 시각화될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추적한다. 거친 붉은 벽돌벽으로 둘러싸인 공간 내부에서 서로 다른 세대와 장르의 작가 12인이 펼쳐 보이는 회화, 조각, 설치 미술은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충격과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안긴다.
특히 한국 현대조각의 문법을 정립해온 거장 박석원 작가와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경력의 이형우 작가 등 중량감 있는 원로·중견 작가들이 중심을 잡고, 감각적인 시선의 신진 작가들이 한 공간에서 빚어내는 세대 간의 앙상블이 이번 전시의 백미로 평가받는다. 전시장 곳곳에 스며든 독창적인 회화와 압도적인 스케일의 설치 작업들은 공간의 거친 질감과 만나 예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지역 주민과 숨 쉬는 ‘열린 문화 플랫폼’
이미지 확대보기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의 성과는 단순히 시각적 관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전시장 한 편에 마련된 전시 연계 참여 프로그램은 어린이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 지역 주민들까지 전 세대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예술 창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정형화된 미술관의 틀을 깨고 소통과 문화 향유가 일어나는 ‘살아있는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과 예술계 관계자들은 옛 산업시설의 건축적 뼈대와 높은 층고가 주는 독특한 아우라, 그리고 그 안을 채운 현대미술의 스펙트럼에 깊은 공감을 보내고 있다. 수도권 전역에서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밀려들면서 연천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연천군 관계자는 “한 달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유치한 것은 변두리 지역 문화 공간도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다면 대중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에도 군민과 외지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독창적인 전시를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벽돌을 굽던 뜨거운 가마터의 열기는 이제 깊은 예술의 온기로 이어지고 있다. 세대와 장르를 관통하는 작가 12인의 시선이 담긴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28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은대리 문화벽돌공장은 이번 전시 종료 후 숨 돌릴 틈 없이 오는 7월 중 두 번째 기획전을 무대에 올리며 연천만의 차별화된 문화 관광 콘텐츠 실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성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inner5858@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