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보 법학박사 출신 노후준비 전문가 "긴 인생 두려움 극복할 지혜 담은 인문서"

35년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보상과 근로자복지 연구·실무를 담당하며 현재 ‘100세 인생주치의’로 활동 중인 최창보 박사(일본 규슈대학)가 긴 인생의 두려움을 극복할 지혜를 담은 인문서 ‘인생의 함정과 기회’를 출간했다.
이 책은 100세를 넘긴 어르신이 9천 명에 이르는 현실 속에서, 긴 생명이 축복이 아닌 짐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직시하며 시작한다.
저자는 강의 현장에서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단순한 연금액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아름답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답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노후 준비’가 아닌 ‘노후 생활의 철학’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최창보 박사는 신간 ‘인생의 함정과 기회’에서 노후를 지탱하는 여섯 개의 기둥을 통해 “오래 사는 것보다 잘 사는 법”을 제시한다.
그는 이 여섯 기둥을 돈, 건강, 놀이, 관계, 의미, 죽음으로 구분하며, “돈과 건강이 두개의 날개라면, 놀이·관계·의미·죽음은 그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넓은 하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돈: 흐르는 것이 진짜 안전이다
저자는 ‘원금 보장 신화’를 향해 일침을 가한다. “원금은 지켰으나, 가치는 잃은 것”을 안전이라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돈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하는 것’으로 바라보며,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흐름의 지혜’가 100세 시대의 진짜 안전이라고 강조한다. 돈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의 기회를 확장시켜주는 ‘에너지’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 노후의 자본은 근육이다
최 박사는 “노후의 진짜 재산은 건강”이라고 말한다.
그는 35년간 산업재해보상 업무를 담당하며, 몸이 아프면 삶 전체가 무너지는 현장을 수없이 봤다고 한다. “건강은 돌이킬 수 없는 자산”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치료’보다 ‘예방’과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하루 한 걸음이라도 더 걷는 사람은 하루를 더 사는 사람”이라며, 의학적 관리뿐 아니라 생활 속 습관, 마음의 건강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고조언한다.
놀이: 삶의 활력은 즐거움에서 온다
퇴직 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야 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즐기며 살 것인가’라고 강조한다. 그는 취미를 ‘삶의 재활’이라 표현하며, 새로운 취미와 도전이 인생 후반기의 정신적회복력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잘 노는 사람만이 오래 산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놀이야말로 인간을 다시 젊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치료제라는 것이다.
관계: 돈보다 귀한 사회적 자본
노후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다. 저자는 관계를 돈처럼 저축하고 관리해야 할 ‘사회적 자본’으로 정의한다.
퇴직과 동시에 사회적 관계망이 끊기면,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빠르게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는 “관계는 노후의 보험”이라고 강조하며, 새로운 공동체, 배움, 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의미: 살아 있다는 감각의 회복
“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면 노후는 공허해진다.
최 박사는 인생의 의미를 ‘삶의 엔진’으로 표현한다. 그는 “돈이 동력이 아니라 의미가 연료”라며, 작은 일에서도 감사와 보람을 느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미를 찾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죽음: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문
가장 무거운 주제인 ‘죽음’을 그는 ‘삶의 완성’으로 끌어들인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지키는 지혜라고 설명한다. 그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평화로 바라보는 사람은 삶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말한다.
남겨야 할 것은 재산이 아니라, 사랑과 기억의 흔적이다. 이처럼 '인생의 함정과 기회'는 노후를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인생의 통합적 균형’으로 바라보게 한다.
최창보 박사는 “돈과 건강만으로는 행복한 노후를 만들 수 없다”며, “놀고, 나누고, 의미 있게 살 때 비로소 오래 사는 이유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저자 소개
최창보 박사는 일본 규슈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35년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보상과 근로자복지 연구 및 실무를 담당했다.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법무법인 도우화산 전문위원을 역임하며 학문과 현장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
현재는 ‘100세인생주치의’로 활동하며 노후 준비, 연금, 건강, 인생 후반전 설계에 관한강의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100세인생주치의〉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적의 산재보상', '보건의료법의 세계' 등이 있다.
유영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e6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