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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셔틀외교 '밀착'… "공동의 발전 기약"

무역 질서·한반도 정세 변화 속 협력 필요성 공감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일 정상이 셔틀외교를 정착시키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 정상은 격변하는 무역 질서와 한반도 정세 속에서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수시로 오가며 대화하는 셔틀외교를 양국 관계 진전에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76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는 "양국이 시도 때도 없이 오가며 공동의 발전을 기약하자"며 셔틀외교 활성화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사회·문화, 경제·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밝혔고, 이시바 총리 역시 "부산은 내 고향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라면서 "자주 교류하며 성과를 내겠다"고 화답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 정상은 국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파트너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를 집중 논의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북 신뢰구축 노력을 설명하며 일본의 협력을 요청했고, 이시바 총리도 "비핵화를 위해 한일,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핵 포기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가운데, 한일 정상 간 공조 강화 메시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운영을 포함한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에는 저출산·고령화, 국토균형발전, 농업, 방재, 자살 문제 등 양국이 맞닥뜨린 사회문제에 대해 당국 간 협의를 정례화해 해법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2009년 이후 16년 만에 ‘한일 과학기술협력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실질적 교류 확대 및 미래산업 공동 대응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난제인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 정상은 원칙적 입장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시바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밝힌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라는 발언에 공감을 표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양국 간 인식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할 성실함을 가져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한일 정상회담으로, 셔틀외교가 본격 궤도에 올랐음을 상징한다. 양 정상은 무역 질서 변화와 안보 불확실성 속에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불신 속에서도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흔들림 없이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가 단순한 복원의 단계에서 ‘심화된 협력’ 단계로 진입하는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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