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일자리이자 산업…대한민국 소프트파워 키워야”

이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문화가 우리 사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투자 역할을 한다”며 “문화예술인을 위한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렸다. 자리에는 토니상 6관왕을 거머쥔 박천휴 작가,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학생부문 수상자 허가영 감독, ‘로잔 발레 콩쿠르’ 한국 남성 무용수 최초 우승자 박윤재, 넷플릭스 글로벌 1위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등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국가의 브랜드와 영향력을 키우는 자산”이라며 “섬세한 표현력과 이야기의 힘으로 전 세계가 공감하고 감동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감명 깊게 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고부 갈등과 남존여비 같은 가부장적 문화가 세계적으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지연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문화가 워낙 다종다양하고 복잡해 적임자를 찾는 일이 어렵다”며 “탁상공론이 아닌, 수요자가 원하는 정책을 발굴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 고민을 너무 깊이 하다 보니 아직 장관을 임명하지 못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문화예술계의 현실적인 제언들도 잇따랐다. 조수미 소프라노는 세계 각지 한국문화원을 ‘문화 허브’로 활용하자고 제안했고, 박윤재 발레리노는 남성 무용수의 군 복무 문제 개선을 요청했다. 허가영 감독은 독립영화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박천휴 작가는 우리 고유 작품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국가지원 공간 마련을 건의했다.
김혜경 여사도 자리를 함께하며 드라마 시청 소회를 밝혔다. 김 여사는 “대통령이 요즘 자주 운다”며 “‘폭싹 속았수다’를 주말마다 몰아서 보는데, 돌아가신 시누이의 어릴 적 아명이 ‘애자’였다는 얘기를 하더라. 그게 떠올라 눈물샘이 자극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원석 감독은 “한국적인 이야기가 세계를 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보편성과 인간성에 대한 섬세한 접근 덕분”이라며 “콘텐츠의 힘은 결국 진정성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우리는 지금 문화 강국으로 향하는 초입에 있다”며 “문화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이를 산업으로 키워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