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6억 인구의 블루오션 선점하는 알스퀘어, 고피자 등 K-스타트업의 도전

알스퀘어, 3년 만에 베트남 누적 거래 5만평 돌파
고피자·콜로세움·알스퀘어 등 FT 선정
'고성장 기업'의 공통점은 현지화·기술력
동남아 진출 스타트업 2024년 300%↑
이미지=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챗GPT

알스퀘어, 고피자, 콜로세움 등 한국 스타트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의 '2025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들 기업은 동남아시아를 단순한 사업 확장지가 아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삼고 있다.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무기로 한 K-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 열풍, 그 배경과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 왜 동남아시아인가: 성장 잠재력과 K-브랜드 선호도


동남아시아는 6억 명 이상의 인구와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 디지털 경제 확대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6000만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이다. MZ세대 비율이 53%에 달해 소비 잠재력이 막대하다.
박윤정 케이스타일허브 대표는 "인도네시아 MZ세대 여성 인구는 6000만 명 이상"이라며, "인도네시아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산업은 2023년에만 8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K-팝, K-드라마, K-푸드의 인기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진출을 결정하는 배경이 됐다. 박윤정 대표는 "K뷰티, K팝, K드라마에 가장 호의적인 국가 중 하나로,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지형 상업용부동산 칼럼리스트는 "동남아시아는 한국 기업에게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투자 대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특히 베트남은 한국과의 경제·문화적 교류가 활발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 K-스타트업의 동남아 성공 사례


이미지=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챗GPT


△알스퀘어베트남: 데이터로 부동산 시장 개척

알스퀘어베트남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누적 거래 면적 5만 평을 돌파했다. 5만 곳 이상의 베트남 상업용 빌딩 및 산업용 건물을 전수조사해 DB한 것이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2023년 수주 매출이 전년 대비 70%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전년 대비 300% 성장을 이뤄냈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동남아에서 투명성이 낮은 시장으로 평가받지만, 이는 곧 기회의 땅이라는 의미"라며 "현지 특화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피자: 푸드테크로 아시아 정복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는 3년 연속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에 선정됐다.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 중이다. 푸드테크 기술 기반의 표준화된 브랜드력과 현지화 전략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세계 1위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200:1의 경쟁을 뚫고 입점했으며, 인도 진출 5년 만에 50호점이자 글로벌 200호점인 '코라망갈라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콜로세움: 물류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글로벌 종합 물류 파트너 콜로세움은 FT 선정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설립 5년 차임에도 총 매출 성장률 3,058.9%,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16.1%를 기록했다.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물류거점을 확보해 환태평양에 걸친 초연결 물류망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리스그룹·케이스타일허브: AI로 새 시장 창출

AI 교육 솔루션 기업 엘리스그룹은 2022년 미국 법인에 이어 2023년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거점을 마련했다. 김재원 대표는 "동남아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싱가포르의 레퍼런스가 중요하다"며 "현지 대학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PoC(실증사업)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케이스타일허브는 AI 기반 뷰티 추천 플랫폼 '언니스'를 통해 인도네시아 뷰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독점 유통 중인 한국 브랜드만 60개에 달한다. 화장품 관련 앱 중 20위권 안에 들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박윤정 대표는 "현재 MAU(월간 이용자수)는 2000명 정도로 매달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AI 추천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성공의 비결: 현지화와 기술력 결합


K-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 성공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고피자는 현지 식문화에 맞춘 메뉴 개발, 케이스타일허브는 인도네시아 소비자 취향에 맞는 화장품 추천, 알스퀘어베트남은 현지 인재 채용과 '발품 마케팅'으로 신뢰를 구축했다.

둘째는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엘리스그룹의 AI 교육 솔루션, 케이스타일허브의 AI 추천 시스템, 알스퀘어의 데이터 기반 부동산 솔루션 등 각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현지 시장에 맞게 최적화했다. 알스퀘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데이터를 통한 시장 접근법은 부동산처럼 전통적으로 불투명했던 산업에서도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데이터 기반 접근법이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시장 장벽을 허물고 있다.

◇ 도전과 리스크 극복 위해 데이터 활용해야


동남아 시장 진출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있다. 문화적 차이와 현지 인력 관리가 가장 큰 과제이다. 케이스타일허브 박윤정 대표는 "인력 관리가 어렵다. 사업 초창기부터 코로나를 겪었던 회사인 만큼 재택근무 조건을 걸고 채용해야만 했다"며 "환경에 맞게 사내 규율이 정해졌고, 지금까지도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알스퀘어베트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현지 시장의 낮은 투명성은 극복할 과제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데이터 기반 접근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지형 칼럼리스트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이라며 "알스퀘어 성공 비결은 이 정보 격차를 데이터로 메워 한국 기업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 도구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동남아 넘어 더 넓은 글로벌로


K-스타트업들은 동남아 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더 넓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알스퀘어는 아시아 부동산 데이터 허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케이스타일허브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국가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의 도전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문화적 유사성과 K-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를 전략적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략이다.

K-스타트업들이 동남아로 향하는 이유는 단순한 시장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술 혁신과 현지화라는 날개를 달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문지형 칼럼리스트는 "동남아에서의 성공은 K-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