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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원화, 지정학적 위험 감안해도 절하 과도…하반기 1400원대 머물 것"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 등에 쓰이면서 9조원가량 줄어든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 등에 쓰이면서 9조원가량 줄어든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외환시장의 방향성 전환을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이란 전쟁이 격화됐던 3월 말(3월 31일 장중 고점 1536.9원, 종가 1530.1원) 수준에 근접한 것은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미국 노동시장 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 탓이 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여타 통화 대비 원화의 약세 폭이 지나치게 크다고 진단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5월 중 원화는 미 달러보다 1.8% 절하되며 주요 통화 중 약세 폭이 가장 컸으며, 6월 1~4일에도 1.4% 추가 절하 됐다"면서 "전쟁 발발 이후 주요 통화 중 원화의 절하 폭이 가장 큰 상황이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원화 실질실효환율 Z-스코어는 -2.3으로, 평균에서 2.3 표준편차만큼 이탈해 일반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준으로 절하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고서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 하락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반도체 업황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 금리차 역전 폭이 기존 125bp에서 75bp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 확대(14.9%→20.8%)도 환율 안정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규연 연구원은 외환시장이 추세적으로 방향 전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미국-이란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늘어나면서 유가가 한 단계 낮아지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외국인 국내주식 매도세가 잦아드는 것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 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으로 계산됐다. 특히, 코스피 지수 급등으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304조 원에서 2918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유 한도 초과 등으로 신규 자금 유입은 저조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하반기에도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중국·일본 등에 12.5%의 신규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다, 현재 적용 중인 글로벌 관세 10%가 7월 24일 만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새 관세 조치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꾸준히 늘어나는 대미 직접투자도 국내 달러 공급 유인을 줄이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미 직접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미 달러의 국내 공급 유인이 줄어들고 있어 달러-원 환율은 하락 폭이 제한되며 하반기에도 1400원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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