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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상자산거래소·1은행’ 규제완화 움직임… IPO 삼수생 케이뱅크엔 ‘양날의 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적용…이용료율 상승 배경 같은데도
카카오뱅크 이자수익 0.6% 감소할 동안 케이뱅크 20.1% '뚝'
그만큼 업비트 의존도 높은 탓…한 거래소 두고 경쟁은행 생기면
케이뱅크에 불리할 전망…수익성 다각화 절실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1가상자산거래소-1은행 계좌 원칙’에 대한 규제완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공개(IPO) ‘삼수생’ 케이뱅크 고민이 깊다. 업비트의 가상자산 예치금 의존도가 높은 케이뱅크 입장에서 1개 거래소당 다자 은행의 제휴는 수익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는 오는 2026년 7월 전으로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재무적 투자자(FI)에게서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발송했으며 이달 중 IPO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오는 2026년 7월 전으로 상장을 완료해야 하며, 기간 내 IPO를 하지 못할 시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재무적 투자자(FI)에게서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1가상자산거래소-1은행 원칙’을 풀어달라는 금융권 요청에는 쉽사리 동조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수혜를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수신 잔액은 27조8000억 원인데, 이중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3%(5조3600억 원)로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있는 타 은행 대비 그 의존도가 높다. 빗썸과 제휴 맺은 KB국민은행의 가상자산 예치금 비중은 0.5%, 코빗과 제휴한 신한은행은 0.03%, 고팍스와 계약한 전북은행은 0.06%에 그친다. 코인원과 제휴하는 카카오뱅크의 예치금 비율도 0.3% 수준이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순이익에도 직격 영향을 미쳤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줄었다. 그간 업비트 이용료율이 0.1%에서 2.1% 크게 오른 탓에, 1년 만에 이자 비용이 43%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이용료율이 증가한 사례는 비단 케이뱅크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은행이 부담하는 이용료율이 늘어난 것인데,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이 1년 새 20.1% 줄어든 것은 동기간 0.6% 감소한 카카오뱅크와 크게 비교된다. 그만큼 업비트에 기대는 정도가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 제휴 은행을 여타 은행과 나눠야 하는 상황은 케이뱅크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독당국 역시 시스템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결별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결론적으로 케이뱅크는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수익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직전 IPO 과정에서 지적됐던 업비트 의존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 신뢰를 얻는 것은 물론 수요 예측에서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추진하면서 케이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 투자심리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자산연동형 디지털 자산 발행 등을 골자로 한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되는 등 법적 장치 마련이 탄력을 받으면서 인뱅 종목의 주가도 함께 오른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연내 처음으로 3만원대(3만700원)를 터치하면서 52주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플랫폼형 금융사인 인뱅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면서 케이뱅크도 조심스럽게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이 흐름을 이어 IPO를 완주하려는 계획일 가능성이 크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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