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예고한 한국은행 이어
은행권, 가산금리 하향 조정…신한은행 첫발
새해 시중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서 상반기 가계대출을 받는 차주들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행진에도 요지부동하던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도 첫발을 뗐기 때문이다.은행권, 가산금리 하향 조정…신한은행 첫발
오는 7월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에 앞서 상반기 대출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공식화했고, 은행권이 가산금리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가산금리를 상품별로 0.05~0.3%포인트(p) 인하한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한정 중)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가산금리는 0.1%p,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0.05%p 낮춘다.
대출금리는 은행채와 코픽스(자금조달지수) 등 지표금리, 가산금리 등 3가지 금리를 반영해 산정하기 때문에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전세자금대출의 가산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주택금융공사 0.02%p, 서울보증보험 0.30%p 낮춘다. 금융채 2년물을 준거 금리로 하는 전세대출 상품이 대상이다.
당초 차주들은 한은이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금리 인하기를 체감하지 못했었다.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목표하에 가산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1%p로, 지난 2023년 8월 이후(1.45%p) 최대폭으로 벌어진 바 있다.
다만 이번 신한은행이 선두에서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은행권 금리 인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객 유인을 위해 좋은 조건을 걸어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금리가 비교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은행권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대출 수요가 어느 한 곳에 몰리지 않도록 하고자 나머지 은행들도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예고된 상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1, 2, 4, 5월 네 차례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 기간 적어도 한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내린다면 시장금리도 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방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정책 부재 리스크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상반기 적극 재정 투입 등 재정 정책과 정책 조합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금리는 미국 등 대내외 상황과 긴밀하게 맞물려 결정되기 때문에, 인하 시기의 관건은 불확실성 해소 여부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동헌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는 정부, 금융시장, 외환시장, 미국 인플레이션 등의 불확실성이 부각돼 있는 상황”이라며 “민관의 초당적인 협력으로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 대출 한도를 압박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예정대로 시행된다. 지난해 9월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렸던 것 만큼, 금리 인하기가 본격화되면 상반기 대출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