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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금리 장기화 속 고물가·수출부진 지속 ‘돌파구 안 보여’

미국 뉴저지주 한 부두의 선박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저지주 한 부두의 선박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하반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 속 수출 부진, 유가 상승,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이 우리나라 경기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되면서 환율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4일(현지 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5% 감소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수출 감소폭이 넷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도 25.4% 감소해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20%대를 넘어섰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전 세계 무역량이 위축되는 가운데,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반기 한국의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은 여전히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14개월째 줄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의 전체 교역과 총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약 20% 정도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주력 수출품의 경우 중국으로의 수출액 비중은 45%에 이른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중 수출 주력품이던 중간재의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중국 수출 부진과 수출시장 다변화 추이’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자립도 향상으로 인해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부진하고 오히려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며 “2021년부터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중국 외 시장 수출 증가율을 밑돌고 있어 중국 수출 부진 장기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고금리와 유가 상승 등이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악화, 물가 상승 압력 등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원유가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무역수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세는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연장하면서 가속화됐다. 올해 초 배럴당 70달러대였던 유가는 100달러를 앞두고 있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4달러를 돌파했다. 두바이유는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되므로 다음 달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환율은 1달러당 1330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불황 장기화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로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부터 한국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7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각각 9억 달러, 7억9000만 달러 순매도했다.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 순유출액은 총 17억 달러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8~9월이 되면 물가 상승률 3%대가 될 가능성이 있고, 그 후 천천히 하락해 내년 하반기 2%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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